김문수 “좌파 광풍서 나라 구할 것”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 12일 출정식
대구 제외한 현역 단체장들
여당 후보에 지지율 밀리고
OB들은 강한 극우 이미지 부담
자유한국당이 6ㆍ13 지방선거의 간판 얼굴인 서울시장 후보로 김문수 전 경기지사 공천을 11일 확정함으로써, 호남을 제외한 전 지역의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을 끝냈다. 구인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현역과 올드보이 위주로 한국당측 라인업이 짜여지게 됐다.
한국당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김 전 지사를 서울시장 후보로 결정했다. 또 텃밭인 대구시장과 경북지사 후보에는 경선에서 승리한 권영진 현 시장과 이철우 의원을 공천했고, 세종시장에는 송아영 부대변인을 후보로 확정했다. 17개 광역자치단체장 중 한국당의 불모지인 광주와 전남, 전북을 제외한 14개 지역의 공천을 확정한 것이다. 공천확정 후 당사에서 출마선언을 한 김 전 지사는 “대한민국을 좌파 광풍에서 구하고 자유민주주의 세력의 통합과 혁신을 위해 한 몸을 던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까지 확정된 후보자 면면을 보면, 남경필 경기지사를 비롯해 유정복 인천시장, 서병수 부산시장, 김기현 울산시장, 권영진 대구시장 등 현역들이 주를 이룬다. 당 지지율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현역 프리미엄을 최대한 살려보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텃밭인 대구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현역 단체장들이 여당 후보들에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 수성(守城)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후보 공천에 어려움을 겪은 지역에는 올드보이들로 구색을 맞췄다. 서울시장과 충남지사, 경남지사, 대전시장에 각각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이인제 전 의원, 김태호 전 지사, 박성효 전 시장을 공천한 게 대표적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면서 사실상 ‘극우 진영’의 대표격이 된 김문수 전 지사와 이 전 의원을 공천해, 본선에서 어느 수준으로 표심을 확장할 수 있을 지 미지수다. 김 전 지사는 이날 출마선언부터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별건 수사를 계속해 징역 24년이 나왔는데 과도한 점이 상당히 있다”며 “그런 식으로 털어서 안 나올 사람이 없다”고 박 전 대통령을 감쌌다. 극우 이미지와 관련해서도 “그런 우려를 느끼고 있다”면서 “그러나 인생에서 (어떤 행동을 할 때) 표를 많이 얻을 수 있는지 생각하고 살지 않았다. 표보다 중요한 게 진리”라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한국당이 현역과 올드보이들로 라인업을 꾸린 데는 구인난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홍준표 대표가 직접 나서 홍정욱 전 의원과 이석연 전 법제처장, 안대희 전 대법관, 장제국 동서대 총장 등을 접촉했으나 모두 선거에 나서기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고 싶은 게 인지상정 아니냐”며 “하지만 주요 접촉 인사들이 출마를 마다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을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당은 12일 당 지도부와 후보자들이 참석한 출정식을 갖고 본격적인 표심 공략에 나선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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