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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24시] 단벌신사는 옛말… 중국 패션시장 남성이 다시 주요 타깃

입력
2018.04.08 16:0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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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온라인 소비가 여성 추월

화장품 소비도 매년 50%씩 성장

중국 온라인 고급 맞춤형 정장브랜드 라오예후이.
중국 온라인 고급 맞춤형 정장브랜드 라오예후이.

2000년대 초반 중국에 진출한 외국 유수 패션업체들의 주 타깃은 중산층 남성이었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양복 한 벌로 한 철을 지내던 남성들이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서 사회적 신분을 과시하고 깔끔한 이미지로 어필하기 위해 패션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당시 남성 정장이나 고급브랜드 캐주얼, 지갑ㆍ벨트를 비롯한 액세서리, 남성용 화장품 등의 성장세는 매년 50%를 넘나들 만큼 폭발적이었다. 그러나 이후 중국 사회 전체적으로 구매력이 높아지면서 중산층 남성의 비중도 함께 감소했다.

그런데 최근 이들 계층의 구매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보스턴 컨설팅과 알리바바가 최근 공동발표한 ‘2017년 중국 소비 신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의 연간 온라인 소비액이 1만25위안(169만원)으로 여성(9,884위안ㆍ167만원)을 추월했다. 해당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유로모니터의 조사에서도 PC와 모바일을 활용한 온라인 소비 비중에서 남성이 각각 57%, 53%로 여성보다 많았다.

신트렌드 보고서는 남성들이 대체로 30대 중반 이후 경제적 여유를 갖게 되면서 패션용품 소비의 핵심 주체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30대 중ㆍ후반의 월간 패션용품 소비액은 6,000위안(101만원)이고, 40대는 1만500위안에 달했다. 주된 품목은 남성복과 신발, 화장품, 미용용품, 액세서리 등으로 다양한데, 근래 몇 년간은 특히 화장품ㆍ미용용품의 증가율이 가장 눈에 띄고 액서리의 경우 고급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았다.

모바일 결제의 활성에 따른 과소비 증가도 중산층 남성을 주목하는 한 요인이다. 온라인 금융기업 제다이바오(借貸寶)의 지난해 광군제(11월 11일 솔로데이) 행사기간 대출 현황에 따르면 소비대출자의 65%가 남성이었다. 대출을 받아서라도 물건을 구입하는 비율이 여성보다 2배가량 높은 것이다. ‘중국 사치품 온라인 소비 백서’를 보면 중산층 남성들은 고급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여성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높다.

중산층 남성들이 패션업계의 새로운 타깃이 된 것은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에서도 뚜렷이 확인된다. 최근 온라인쇼핑 플랫폼 왕이옌쉬엔(網易嚴選)의 팬미팅 참가자 80%가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남성이었다. 남성용품 전문 플랫폼인 XY, 라오예후이(老爷會) 등은 최근 몇 년 새 체험 코너, 패션 코디 지원 등 오프라인 행사를 병행하며 매출이 3배 이상 늘었다. 두샤오페이(杜紹斐)를 비롯해 수백만 명의 팔로어를 보유한 1인 미디어도 여럿이다.

신트렌드 보고서는 “중산층의 증가와 소셜미디어(SNS) 활성화, 개성 추구의 보편화 등으로 그간 경쟁이 치열한 여성 소비시장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던 남성 소비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면서 “중국 남성들의 고급 브랜드에 대한 높은 충성도에 주목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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