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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전면 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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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전면 폐쇄

입력
2018.04.0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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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의료원 ‘환자안전 종합대책’ 발표

병원 전체 환자안전‧감염관리 재정비 약속

“신생아 죽음 헛되지 않게 모든 조치 강구”

이화의료원 제공
이화의료원 제공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이 정상진료가 가능할 때까지 전면 폐쇄된다. 이화의료원은 지난해 12월 발생한 신생아 사망사건에 대한 경찰수사가 완료됨에 따라 9일 ‘환자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신생아 사망사건이 발생한 신생아중환자실은 직접 진료 부분이 정상화될 때까지 전면 폐쇄된다. 의료원 측은 “신생아 중환자실은 물론 전체 병원에 대한 환자안전과 감염 관리 기능을 재정비해 그 성과를 국민이 확인할 수 있도록 발표한 뒤 진료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생아중환자실을 비롯해 항암조제실, 총 정맥영양실(TPN), 무균조제실 등의 시설도 강화한다. 의료원 측은 “감염을 철저하게 차단하기 위해 신생아중환자실 전 병실을 1인실로 설계하고 음압ㆍ양압 격리실도 설치할 것”이라며 “신생아 전담 의료진과 간호사도 확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원 측은 약물 조제 이송 보관 투약 재고관리 등 모든 의료절차에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재구축할 것도 약속했다.

‘환자 안전부’와 감염교육ㆍ연구센터도 신설된다. 의료원에서는 정순섭 이대목동병원 외과 교수를 최근 환자안전부장으로, 서주영 이화여대 의대 미생물학과 교수를 감염교육ㆍ연구센터장으로 각각 임명했다. 의료원 측은 “감염교육‧연구센터는 올 5월 중 개소할 것”이라며 “센터에서는 신생아중환자실 근무자는 물론 전 직원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감염예방 교육과 모니터링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의료원은 이날 유족 및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사과문도 발표했다. 의료원 측은 사과문을 통해 “관련된 의사와 간호사가 구속됐고, 원가를 절감하려고 한 병의 영양제를 나누어서 투여하는 잘못된 관행이 이번 사고의 원인이라는 최종수사 결과가 발표됐다”며 “이번 일을 겪으며 환자안전과 감염 관리에 대해 부족한 점이 많았음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고, 교직원 모두는 통렬한 반성과 함께 막중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반성의 뜻을 밝혔다.

의료원 측은 “의료원에서 사고 발생 후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해 유족과 국민 여러분께 더욱 큰 고통을 안겨드렸다”며 “이번 사태가 종결되어 관심이 멀어진다 해도 저희는 항상 마음의 빚으로 생각하며 결코 잊지 않을 것이며, 그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 다시 한 번 유족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사과의 뜻을 거듭 밝혔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유족 및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사과문>

최근 저희 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로 너무나 큰 상처와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유족과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관련된 의사와 간호사가 구속되었고, 원가를 절감하려고 한 병의 영양제를 나누어서 투여하는 잘못된 관행이 이번 사고의 원인이라는 최종 수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저희 교직원은 참으로 비통하고 죄송한 심정입니다. 병원에서는 작은 부주의도 생명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이를 지키지 못한 것입니다. 이번 일을 겪으며 환자안전과 감염 관리에 대해 부족한 점이 많았음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고, 교직원 모두는 통렬한 반성과 함께 막중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유족의 슬픔을 가늠조차하기 어렵겠지만 그 아픔에 최대한 공감하며 사고 수습과 재발 방지에 필요한 모든 조치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번의 아픔을 일회성 사고로 흘려보내지 않고, 환자안전을 가장 우선하는 병원으로 만들어 의료계에 확산시키는 계기로 삼고자 합니다. 또한 유사한 사고가 그 어느 곳에서도 재발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민관합동 대책 등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습니다. 이것이 하늘나라로 간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사죄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신생아 중환자실을 전면 폐쇄하고, 신생아 중환자실은 물론 병원의 전반적인 환자안전 체계를 재점검하고 원점에서 출발해 가장 안전한 병원으로 거듭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겠습니다. 그 성과를 국민께 확인시켜드린 후 신생아와 관련된 진료를 재개할 것입니다. 내외부를 망라하는 전문가들과 지혜를 모으고, 선진 병원들의 사례를 참고해 시설, 진료 절차, 교육 등을 포함한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겠습니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 별도의 기금을 투입하고, 이화스크랜튼 감염교육·연구센터를 만들겠습니다.

존스홉킨스병원을 비롯한 세계적 병원들도 치명적인 사고를 계기로 삼아 근본 대책을 마련해 국민들의 신뢰를 받았듯이, 저희도 안이했던 과거를 냉철하게 돌아보고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가장 안전하고 최상의 진료를 제공하는 병원으로 환골탈태하겠습니다.

사고 발생 후 저희 의료원은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해 유족과 국민 여러분께 더욱 큰 고통을 안겨드렸습니다. 이번 사태가 종결되어 관심이 멀어진다 해도 저희는 항상 마음의 빚으로 생각하며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유족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2018. 4. 9.

이화의료원 교직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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