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당 안팎에서 긴박하게 돌아가는 제3지대 구축 움직임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제3지대의 덩치가 커질 경우 당도 정계개편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어 최악의 경우 ‘비(非)문재인 연대’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제3지대는 허망한 신기루일 수 밖에 없다”며 “유권자들을 분열, 이간시켜 새로운 것을 만들겠다는 것은 정략적 사고로 성공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기존 정당에서 대통령이 될 수 없는 사람들의 이합집산으로 정치의 새로운 희망을 만들 수 없다고 확신한다”며 “제3지대란 모호한 표현으로 더 이상 정치 불안을 가중시키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같은 언급은 최근 당내 지분을 가진 인사들이 제3지대 구축의 주요 키플레이어로 등장하는 데 따른 위기감과 관련돼 있다. 당장 이날도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국민의당과 연대ㆍ연합도 곧 협의가 시작될 것이다”라며 제3지대 연대의 신호탄을 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이어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와 만날 것으로 알려진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손 의장은 이미 탈당했지만 제3지대의 파이가 커질 경우 당내 손학규계 의원들의 행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 전 대표도 탈당 후 제3지대에 합류한다면 당내 비문 의원들을 끌어들이는 구심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제3지대 연대가 탄력을 받을 경우 연쇄 탈당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손학규계 의원으로 꼽히는 한 의원은 “새로 만든 회사가 승승장구한다면 모를까 현재로선 의리만 갖고 따라 갈 수 없다”며 “비문계라도 의원들이 당을 떠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물리적으로 실제 제3지대 연대가 성사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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