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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일본 인수합병, 무역거래 급증... 동북아 분업 구조 '코리아 패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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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일본 인수합병, 무역거래 급증... 동북아 분업 구조 '코리아 패싱'

입력
2018.04.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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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일본기업들이 인수합병(M&A)과 무역 거래의 주요 파트너로 중국을 택하면서 동북아시아 분업 구조에서 한국이 소외되는 이른바 ‘코리아패싱’이 일어나고 있다.

25일 LG경제연구원의 ‘일본경제 부활했나’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기업들은 인구 감소로 내수 시장이 위축되면서 해외기업 M&A와 생산거점 해외확대 등 해외 시장 개척에 전보다 더 공을 들이고 있다. 일본의 해외M&A 규모는 2000년대 중반 연간 300억 달러에서 지난해 880억 달러로 3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동아시아에서는 대규모 시장을 보유한 중국 기업들에 대한 M&A가 적극 이뤄지고 있다.

2012~14년 한국 기업에 대한 일본의 M&A 규모는 16억 달러로, 중국 기업에 대한 M&A(4억 달러)보다 4배나 많았다. 그러나 2015~17년 중국 기업에 대한 M&A 규모는 36억달러로 9배 늘어난 반면 한국 기업은 7억 달러로 절반 이상 줄었다.

특히 일본기업들은 중국과의 기술 제휴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2000년대 초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에 투자해 4,000배의 수익을 올린 일본 소프트뱅크는 최근에는 중국 최대 차량공유업체인 디디추싱에 투자했다.

이에 따라 외환위기 이후 이어져온 동북아 분업구조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보고서는 “1997년 이후 일본이 제조설비 부품을 한국에 수출하고, 한국이 이를 가공해 중국에 수출하는 분업 구조가 두드러졌지만, 최근 3년 사이 한국을 건너뛰고 일본과 중국간 분업 구조가 결속력을 더해가며 한국 제조업의 입지가 위축될 위기”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2년 -4%(3년 평균)로 감소했던 중국의 일본산 중간재 수입 증가율이 지난해엔 6.9%(2년 평균)로 돌아섰다. 반면 지난해 한국산 중간재 수입 증가율은 -0.6%(2년 평균)로 점점 줄고 있다. 중국의 자급 능력이 향상되면서 굳이 한국산 중간재를 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일본경제가 부활했다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일본 유수 기업들은 노동생산성 대비 임금 억제, 오랜 기간 연구개발 축적, 과감한 사업조정을 통해 앞으로 상당 기간 경쟁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중국이 ‘중국제조 2025’등 10대 미래산업을 야심 차게 육성하고 있고, 국책연구기관 등 중국 내에서도 이미 자국이 한국 제조역량을 넘어섰다고 평가하는 점을 고려할 때 ‘코리아 패싱’ 현상은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박래정 수석연구위원은 “중국을 중심으로 형성할 미래산업 분업구조에서 한국 기업이 배제되지 않으려면 기업 간 제휴와 M&A 등에서 일본기업들보다 더 전향적인 접근법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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