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기업 12%는 부채상환능력 취약

알림

기업 12%는 부채상환능력 취약

입력
2018.05.20 15:18
3면
0 0

금리 인상 땐 금융시장 위험요인

단기차입금 의존도 46%로 상승

국내 기업 10곳 중 1곳은 영업 활동에서 벌어들인 이익으로 부채 원리금을 상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러한 취약기업의 비율이 최근 크게 늘고 있다. 금리 상승기에 가계부채뿐 아니라 기업부채에서도 상환 불능 사태가 속출하면서 금융시스템 전반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LG경제연구원의 ‘한국 기업 부채상환능력 문제없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 중 부채상환능력이 취약한 기업의 비중(기업 수 기준)은 11.8%로 전년(8.9%)보다 3%포인트 가까이 늘어났다. 기업신용평가회사인 NICE평가정보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자보상배율(이자비용 대비 영업이익)이 1 이하면서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EBITDA) 대비 차입금 배율이 5 이상일 때를 취약기업으로 분류한 결과다. 전자는 기업의 이자 상환 능력, 후자는 원금 상환 능력을 각각 뜻한다. 취약기업 비중은 2012년 14.2%에서 2016년 8.9%로 하락세를 이어오다가 지난해 급등했다.

기업 상환능력의 양극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자지급 능력을 기준으로 백분율 순위를 매길 경우 상위 20% 기업은 이자보상배율이 2016년 30.0에서 지난해 34.3으로 지속적으로 개선된 반면, 하위 20%는 0.8에서 0.5로 하락했다. 특히 상위 20%를 제외한 기업들의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은 전년보다 하락, 상위권을 제외한 기업들의 전반적 이자지급 능력이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기업의 단기차입금 의존도도 상승했다. 전체 기업 차입금 가운데 만기 1년 이내 차입금 비중은 2012~2014년 40% 초반이었지만 지난해는 46.3%를 기록했다. 개별 기업별로 보면 전체 차입금 중 단기 차입금 비중이 75%를 넘는 기업이 2012년 42.2%에서 지난해 49.0%로 늘었다. 기업의 절반가량이 차입금의 4분의3을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셈이다. 이한득 연구위원은 “일반적으로 만기가 짧을수록 금리가 낮아지기 때문에 기업들이 금융비용 절감 차원에서 단기자금 조달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단기차입금을 많이 쓰면 특정 시점에서 상환압력이 집중돼 유동성 부족에 빠질 위험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국내 기업의 전체적 부채상환 능력은 저금리 기조, 기업실적 개선으로 개선됐지만 개별 기업 측면에서는 취약기업을 중심으로 불안 요인이 잠재돼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회사채 우량등급(AA-)과 비우량등급(BBB-)의 금리차가 2016년 6.04%포인트에서 지난해 6.23%포인트로 확대된 점도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취약기업은 특히 기준금리가 인상될 경우 이자비용 증가와 단기 집중된 원금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고, 이는 금융시장의 잠재적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