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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vs. 공화당, 승패 못 가린 ‘벵가지 특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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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vs. 공화당, 승패 못 가린 ‘벵가지 특위’

입력
2015.10.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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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이 22일 워싱턴 의사당에서 열린 벵가지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워싱턴=AP 연합뉴스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이 22일 워싱턴 의사당에서 열린 벵가지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워싱턴=AP 연합뉴스

아침 10시에 시작한 청문회가 저녁 9시를 넘겨 끝났지만, 승패는 가려지지 않았다.

22일 열린 미 하원 ‘벵가지 사건 특별조사위원회’청문회에서 공화당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추궁했으나 이미 알려진 것 이상을 캐내는 데는 실패했다. 클린턴 전 장관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차분히 답변했으며, 때로는 “공화당이 정치공세를 펴고 있다”고 역공을 퍼부었다. 결국 자신의 부하였던 외교관이 공격 받고 사망했다는 점에서는 책임을 인정해야 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이날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정치공세로 비쳐지는 걸 우려한 듯 인신공격이나 개인 이메일 사용 문제는 최대한 거론하지 않았다. 대신 ▦사고 이전 영사관 경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요청을 받고도 묵살했는지 ▦미 해병대가 신속 대응할 준비태세를 갖추지 못한 이유 ▦조직적인 테러 공격이었는데도 사건 초기에 시위대의 우발적 공격이라고 규정한 배경 등을 추궁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당시 국무장관으로서 책임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늑장 대응을 했거나 지원을 거부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 “벵가지 사건은 우리가 교훈을 얻어야 할 비극적 사건이지만, 그렇다고 미국이 해외 임무에서 철수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클린턴 전 장관이 빈틈없는 언변과 치밀하게 준비된 대응논리를 바탕으로 나름대로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에서는 드물게 정파가 다른 의원끼리 고함을 지르며 다투는 일도 벌어졌다. 공화당 소속 트레이 가우디 위원장이 클린턴 전 장관의 측근 시드니 블루멘탈 전 백악관 특별보좌관의 이메일에 청문회 초점을 맞추려 하자, 민주당 간사인 엘리야 커밍스 의원이 강력하게 제지하고 나섰다.

당파별로 엇갈리는 미국 민심 (단위:%ㆍ자료 CNN 조사)

미 언론은 민주ㆍ공화 모두 ‘한 방’을 터뜨리지 못한 만큼 유권자들의 평가도 당파적 성향에 따라 양극화됐다고 전했다. 청문회 이전에 이뤄진 조사이긴 하지만, CNN 여론조사에 따르면 절반을 훨씬 넘는 미국인(72%)이 ‘벵가지 특위를 공화당이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고 평가하면서도 ‘클린턴의 대응도 문제’(59%)라고 응답했다. 특위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지나치게 몰아붙인다’는 비율이 71%에 달했으나, 공화당에서는 74%가 ‘적절하다’고 응답했다.

오래 전부터 벵가지 사태에 대한 평가가 당파에 따라 양극단으로 나뉘어져 온 미 유권자들은 이번 청문회에서도 자신이 보고 싶고 듣기 좋은 내용만 선별적으로 받아들였다는 분석이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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