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 초미세먼지 탓 조기사망자 연간 1,500명 육박

환경정책평가연구원 발표

화력발전소 탓 1144명보다 많아

국가산업단지가 발생시키는 초미세먼지의 가중농도 및 이로 인한 조기 사망자 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제공

국내 주요 산업단지가 배출하는 초미세먼지(PM2.5)로 인한 조기사망자가 연간 1,472명에 달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지금까지 미세먼지 국내요인으로 화력발전소, 경유차 등이 지목됐지만, 산업단지가 이에 못지 않다는 얘기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은 10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성과발표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국가산업단지의 대기오염물질 기여도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대상 산업단지는 울산 온산ㆍ미포 단지와 전남 여수 단지 등 대기보전 특별대책지역, 경기 시화ㆍ반월 단지, 충남 대산석유화학단지다.

이에 따르면 특별대책지역 내 산업단지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가중농도(해당 산업단지가 운영되며 추가로 발생한 초미세먼지 농도ㆍ2015년 배출량 기준)는 0.79㎍/㎥로 평가됐다. 대산단지로 인한 가중농도는 0.37㎍/㎥, 시화ㆍ반월 단지는 0.09㎍/㎥였다. 산업단지로 인해 초미세먼지가 이만큼 더 발생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이들 단지가 배출하는 초미세먼지로 인한 국내 조기사망자 수는 연간 1,472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온산ㆍ미포 및 여수 단지는 910명, 대산 단지는 446명, 시화ㆍ반월 단지는 116명 등이다. 이는 KEI가 2015년 평가한 화력발전소로 인한 조기사망자 수(1,144명) 보다도 328명이나 많은 수치다. 조기사망자 수는 초미세먼지 가중농도, 대기질 변화랑, 지역별 사망률ㆍ인구수 등을 기반으로 미국 환경청(EPA)의 벤맵(BenMAP) 기법을 활용해 도출했다.

KEI는 산업단지의 배출량 전수조사, 오염물질 저감 방안 개선 등 정부 차원의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를 주도한 문난경 KEI 선임연구위원은 “지금까지는 화력발전소나 경유차가 주요 관리 대상으로 고려됐지만 산업단지 또한 그에 못지않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해당 산업단지에서 발생되는 오염물질은 인근 지역은 물론 전국에 영향을 주고 있는 만큼 적극적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국내 주요 산업단지가 배출하는 초미세먼지로 인해 연간 1,472명이 조기사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연구 대상에 포함된 충남 대산석유화학단지. 한국일보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