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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마다 에어커튼, 놀이터에 물안개 분사… 건설업계 미세먼지 공포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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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마다 에어커튼, 놀이터에 물안개 분사… 건설업계 미세먼지 공포 공략

입력
2018.04.11 04:4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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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분양시장 마케팅으로 부상

대형건설사 신기술 자랑

단지 실내외 공기 측정

공조장치 조절도 자동화

#2

중소형사는 ‘숲세권’ 홍보

주변 녹지 위치 적극 알려

‘숲세권’도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

미세먼지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면서 국내 건설사들이 공기 문제 해결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에 기반한 미세먼지 원격 차감에서 인공지능(AI)형 공기청정 시스템까지, 최신 기술이 망라된 각 건설사의 미세먼지 저감 대책은 역세권ㆍ학군 등과 더불어 아파트 판매의 새로운 강조점이 되는 모습이다. 여기에 과거엔 여러 ‘옵션’ 중 하나였던 인접 녹지 조성 여부도 ‘숲세권’이라는 신조어가 일반화되면서 소비자 공략 지점으로 명확히 자리잡고 있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도입하고 있는 요소는 IoT 기술이다. 삼성물산은 ‘IoT 홈큐브’라는 독자적인 실내 미세먼지 측정시스템을 개발해 신축 아파트에 적용한다. 삼성물산 주거성능연구소에서 자체 개발한 홈큐브는 공기질이 나빠질 경우 래미안 주거관리시스템(HAS)에 연동돼 자동으로 실내환기시스템을 작동시킨다. 현대건설은 자사 브랜드인 힐스테이트와 IoT 기술을 결합한 ‘Hi-oT(하이오티)’ 시스템을 통해 대기환경 정보를 스마트폰 등으로 거주민에게 알리고, 공기질을 상황에 맞게 자동 관리한다. 대우건설 역시 IoT 공기질 측정 프로그램을 운용한다. 특히 대우건설은 단지를 5개 권역으로 나눠 미세먼지를 관리하는 ‘5ZCS’ 시스템을 통해 주차장과 엘리베이터, 각 가구 등의 미세먼지를 통합 조율한다.

GS건설은 IoT에 더해 AI 시스템까지 도입했다. 카카오와 함께 홈 네트워크 서비스와 카카오 제공 서비스를 연계해 미세먼지와 관련한 빅 데이터에 기반한 음성인식과 대화형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대림산업도 스마트홈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환기ㆍ청정ㆍ자동 모드를 간편하게 설정하는 방식으로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SK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도 자사 기술에 기반한 ‘스마트 에어케어’와 ‘HDC IoT 클린에어시스템’ 등을 구축, 신규 분양 아파트마다 시범 운용할 방침이다. 한화건설도 자체적인 IoT 연계관리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미세먼지 문제의 ‘하드웨어’적 요소인 공기정화구조 개선 서비스 경쟁도 치열하다. 대림산업 등 각 건설사들은 향후 준공 아파트에 자동환기시스템을 기본적으로 설치하고 있으며, 삼성물산 등은 조리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도 렌지후드 개량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GS건설은 중앙 공급 공기정화시스템을 최초로 구축해 미세먼지를 큰 틀에서 관리하는 계획을 진행 중이다. 외출 등으로 창문이 모두 닫혀 있는 상태에서도 중앙에서 제습ㆍ살균ㆍ항균까지 일괄적으로 통제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현대ㆍSK건설은 미세먼지 감지 센서를 단지 곳곳에 설치하고 있다.

미세먼지 신호등 설명도. 현대건설 제공
미세먼지 신호등 설명도. 현대건설 제공

미세먼지 문제는 단지 내 편의시설의 외관도 바꾸고 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놀이터에 미세먼지 신호등(알람 서비스)를 설치해 아이들의 야외 활동 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 했으며, 미세먼지의 일시적인 감소를 유도하는 미스트(분무) 분사기계도 보행로와 놀이터 인근 등에 설치한다는 복안이다. 이들 업체는 또 반도체 공장 등에서나 볼 수 있었던 ‘에어샤워(고속 바람으로 먼지 제거)’ 시설을 각 동 입구에 배치한다. 포스코건설은 황토성분을 혼합한 덕트(환기배관)를 제작해 전국 공사 현장에 보급하고 있다. 항균 기능을 가진 황토를 사용해 배관 내 서식하는 박테리아 등을 근본적으로 막겠다는 의도다.

배상환 대림산업 기술개발원 박사는 “미세먼지로 실내 공기질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며 “앞으로도 건강한 아파트를 만들기 위한 건설사들의 다양한 상품과 아이템이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자체 시스템 개발 역량을 갖추기 어려운 중견 건설사들은 숲세권 홍보를 통해 미세먼지 이슈에 대응하고 있다. 현행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은 1,000가구 이상 대단지의 경우 가구당 3㎡ 또는 개발 부지의 5% 이상을 공원ㆍ녹지로 조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지방 분양시장에선 녹지 조성과 산ㆍ공원 등 인근 자연 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홍보전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성건설은 충북 청주시 상당구 동남지구의 ‘대성베르힐’ 분양 과정에서 인근의 원봉ㆍ중앙 공원 완공 등을 강조하고 있으며, 제일건설은 경기 시흥시 장현지구 내 ‘제일풍경채 에듀&센텀’이 “지구 내 근린공원과 군자산 등이 인접한 숲세권”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최은영 도시연구소 연구원은 “집은 본질적으로 행복하고 건강하게 삶을 영위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며 “영국 등 건축 선진국처럼 향후 한국도 미세먼지 등 환경과 주거 안정성과 관련된 요인들이 주택 선택에 우선 순위를 차지하는 흐름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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