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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 토론이 면접이라면? “문ㆍ유는 반반, 심은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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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 토론이 면접이라면? “문ㆍ유는 반반, 심은 합격”

입력
2017.04.2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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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진행된 제 4차 대선 후보 토론회에 참가한 대선주자들이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지난 25일 진행된 제 4차 대선 후보 토론회에 참가한 대선주자들이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논리 정연하게 말만 잘 하면 될 것 같은 토론 면접에도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 토론주제를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도 보여줘야 하고, 눈빛, 유머 등을 통해 면접관의 마음도 사로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진면목을 드러내는데 실패하면 합격문도 멀어지게 마련이다.

‘국민의 심복으로 채용해달라’ 호소하는 대선토론이 만약 실제 토론면접이었다면 각 주자들은 합격할 수 있을까? 지난 25일 진행된 JTBC 주관 후보자토론회를 면접으로 가정해 토론면접 전문가들과 분석해봤다. 권수미 스마일스피치 원장과 임유정 라온제나스피치 원장의 자문을 받았다.

문재인 후보 “차분하지만 방어적 태도 아쉬워”

문재인 후보는 방어적인 태도와 새는 발음을 지적 받았다. 국회사진기자단
문재인 후보는 방어적인 태도와 새는 발음을 지적 받았다. 국회사진기자단

▦ 권수미 원장(이하 권): 문재인 후보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듣기 편하다. 그러나 ‘통해서’를 ‘통해스’라고 말하는 등 새는 발음이 있어 아쉽다. 또한 첫 토론 때는 웃음이 많았는데 그 때보단 웃음기를 빼고 표정 관리를 하려고 노력한 것 같다. 질문이 쏟아지자 당혹한 기색이 있었지만 차분하게 본인의 생각을 피력해 비교적 잘 대처한 편이기도 하다. 실제 면접이라면 합격할 수 있을 것 같다.

-추천 직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 경영직이나 기업의 안정적인 기반을 구축하는 감사직이 잘 어울린다.

▦ 임유정 원장(이하 임): “내가 안 했다”, “거짓말이다” 등의 방어적인 태도는 좋지 않다. 토론에서 상대방이 내게 하는 전략 중 ‘깎아 내리기 전략’이 있다. 그럴 때 “왜 그런 거짓말을 하냐”라고 약해 보이는 말을 하면 안 된다. 토론의 핵심은 신뢰다. 신뢰감을 주어야 자신감 있는 태도도 전달되는 것이다. 겉으로만 자신감 있어 보이려고 하면 오히려 거만하게 보일 수 있다.

-추천 직무: 영업직. 영업 업무는 친근감적인 요소가 상당히 중요하다. 문 후보의 웃는 표정과 약간의 어눌한 말투가 오히려 상대방에게 신뢰감을 줄 것 같다.

홍준표 후보 “하고 싶은 말만 하는 편”

홍준표 후보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가 부족하다는 평을 받았다. 국회사진기자단
홍준표 후보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가 부족하다는 평을 받았다. 국회사진기자단

▦ 권: 홍준표 후보는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하는 편이다. 이야기도 단조롭다. 생각나는 대로 말을 던지기보다는 말하기 전 생각을 정리한 후에 근거와 함께 주장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토론 중여유를 더 가질 필요가 있고 다른 사람이 이야기할 때도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 토론 면접 시 “졸린다”, “집에 가겠다”라고 말하면 의욕이 없어 보여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추천 직무: 영업 활동을 통해 회사의 수익을 늘리고 사람들을 만나 활동해 이윤을 창출하는 영업 분야가 어울린다.

▦ 임: “그런 걸 왜 묻느냐”, “나는 생각도 없다” 이런 식의 표현은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태도다. 마치 동네에 모여 이런저런 사람 사는 얘기를 하는 식이라 토론에는 부적합하다.

-추천 직무: 조직문화팀. 기업에서 조직문화팀은 조직 내 직원들의 소통을 위해 함께 취미생활도 하고 단합대회도 준비하는 팀을 말한다. 홍 후보 특유의 너털한 웃음으로 스트레스를 풀 수 있을 것 같다.

안철수 후보 “목소리 톤, 발음 개선 필요”

안철수 후보는 공통적으로 목소리와 발음 지적을 받았다. 국회사진기자단
안철수 후보는 공통적으로 목소리와 발음 지적을 받았다. 국회사진기자단

▦ 권: 안철수 후보는 토론을 거듭할수록 조금씩 여유로워지고 있다. 긴장도 점점 덜 하고 있고, 25일의 경우 다른 토론 날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표정 변화가 너무 없고 눈동자가 흔들려 비언어적 요소가 부족했다. 또한 음성 전달력이 중요한데 말투와 음성이 불안해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추천 직무: 기획, 기술 분야. 경영 성과를 분석해 목표 달성을 위한 중장기전략을 수립하고 회사의 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ㆍ기획하는 업무가 잘 어울릴 것 같다.

▦ 임: 안 후보는 인간적이라는 느낌이 들지만 토론을 할 때 상대방에게 공격을 너무 소극적으로 한다. 카리스마 있는 리더로서의 이미지를 인식시키기 어려워 보인다. 목소리의 톤이 일정하고 말의 리듬감이 같아 단어 하나하나의 전달력이 떨어진다. 또 입 안을 열고 말하지 않아 ‘ㄱ’ 과 ‘ㅇ’ 등의 발음이 부정확할 때가 있다. 이로 인해 내용이 귀에 잘 안 들어온다.

-추천 직무: 사장이 잘 어울린다. 사장은 말을 많이 할 필요가 없다. 필요한 순간에 딱 한마디 하고 결정하면 된다. 안 후보는 남의 의견을 경청할 줄 알고 자신의 의견에 대해 심사숙고하는 편으로, 사장 역할에 잘 어울릴 것 같다.

유승민 후보 “토론 잘 하지만 경청은 부족”

유승민 후보는 토론을 잘 한다는 의견과 경청이 부족해 아쉽다는 상반된 평가를 받았다. 국회사진기자단
유승민 후보는 토론을 잘 한다는 의견과 경청이 부족해 아쉽다는 상반된 평가를 받았다. 국회사진기자단

▦ 권: 유승민 후보는 편안하게 이야기를 끌어가고 시선 처리에 여유가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칫하면 지루해 보일 수 있을 것 같다. 상대방의 말을 끊는 것은 아쉽다. 토론의 사전적인 의미가 ‘어떤 문제에 대해 여러 사람이 각각 의견을 말하며 논함’인 만큼 나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타인의 이야기도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경청할 필요가 있다.

-추천 직무: 꼼꼼하고 차분한 스타일이기 때문에 사무, 품질분야에 적합해 보인다.

▦ 임: 토론에서는 상대방을 흥분하게 만들어 실수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 점을 고려했을 때 유 후보는 토론을 잘 한다. 어떻게 인신공격을 하는지, 상대방의 약점을 어떻게 파고들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토론 면접이라면 합격 가능하지만 대선 토론회이니 자잘한 것에 집중하다 보면 시야가 좁아져 소탐대실할 수 있다.

-추천 직무: 총무ㆍ인사팀이 잘 어울린다. 세심하게 사람을 평가하고 돈에 관해서도 1원하나 놓치는 것이 없을 것 같다.

심상정 후보 “자신감 있고 논리적이지만 해결책 미흡”

심상정 후보는 논리적이지만 해결책 제시가 부족하다는 평을 받았다. 국회사진기자단
심상정 후보는 논리적이지만 해결책 제시가 부족하다는 평을 받았다. 국회사진기자단

▦ 권: 심상정 후보는 전달력이 굉장히 좋고, 중저음의 음성도 듣기 편하다. 준비된 멘트만읇지 않고 본인 생각을 그때그때 잘 피력하며, 이야기를 리드해가는 능력이 좋다. 현 상황을 짚어주고 문제점을 제시하는 과정도 논리적이지만 해결책 제시는 부족하다. 감정적으로 격해져서 호통을 치는 것은 단점이지만 전반적으로 잘 하는 편이어서 토론 면접이라면 합격이 가능하겠다.

-추천 직무: 인력, 물자, 정보관리를 통해 조직이 유기적인 경영체제를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총무, 감사팀 업무를 잘 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

▦ 임: 심 후보는 사안에 대해 잘 알고 있고 명쾌하게 말을 던진다. 토론의 승자라고 볼 수 있다. 특히 “나는 -하겠다”, “나는 -을 바꾸겠다”라는 식의 표현을 자주 쓰는데 이런 화법을 ‘겠다 스피치’ 라고 한다. 이런 스피치는 확고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다. 청중이 이해할 수 있도록 천천히 말하되 강한 어조에서는 빠르게 몰아치는 등 완급 조절이 좋았다.

-추천 직무: 마케팅, 기획 업무가 제격이다. 박학다식하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이 상품을 기획하고 유연하게 발표하는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윤한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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