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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北 김영철 통전부장 '김정은 통치자금 39호실' 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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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北 김영철 통전부장 '김정은 통치자금 39호실' 넘봤다

입력
2016.09.0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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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호실 연관 무역사업 빼오려다 걸려 지방서 노역

개성공단 가동 중단 이후 통전부 자금난 겪어

대북 제재로 최상층부까지 자금 타격

북한의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의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의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지난달 ‘혁명화 조치’를 받아 지방 농장으로 쫓겨났던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39호실과 관련된 무역 사업에 손을 댔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철이 북한에서 금기로 통하는 39호실 관련 사업에 기웃거릴 정도로 통전부의 자금 사정도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외화벌이 루트를 죄는 대북 제재로 북한 최상층부가 타격을 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북한 소식에 밝은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1일 “김영철이 통전부 자금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39호실 산하 무역회사의 무역허가권(북한에서 ‘와크’라고 불림)을 뺏으려 한 것이 문제가 됐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김영철이 가져오려던 와크는 39호실이 직접 관리한 것은 아니지만, 39호실 방계(傍系) 회사의 무역사업이었다”며 “아무리 김정은의 총애를 받는 인물이어도 39호실과 연관된 사업에는 손을 대지 않는 게 북한에서는 불문율”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지난달 31일 “김영철 통전부장이 7월 중순부터 한달 가량 혁명화 교육을 받았다”며 “고압적 태도를 보이고 무리하게 통전부 권한 확장을 추진하는 등 권력 남용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김영철의 '권력 남용'이 39호실 관련 무역 사업을 통전부로 빼오려던 시도였다는 의미다.

김영철의 이 같은 행동은 통전부의 심각한 재정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통전부의 대표적인 외화벌이 창구였던 ‘해외동포원호위원회’(해동위)가 예전만큼 외화를 벌어오지 못하고 있는데다, 지난 2월 개성공단 가동 중단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공단 근로자의 임금을 1차로 받아가던 북한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 통전부 산하 기구로 알려져 있다. 통전부가 대북 제재에 따른 자금난으로 39호실 관련 사업권에 무리하게 손을 대려다 김 위원장에게 적발됐다는 얘기다.

김영철이 일종의 노역형인 혁명화 교육을 받고 한달 만에 복귀한 배경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한 북한 전문가는 “39호실 돈에 손을 댔다면 누구든지 총살감이다”며 “살아남기 힘든 중대 범죄”라고 말했다. 김영철이 중대 범죄를 저지르고도 숙청을 면한 것은 후임이 마땅치 않거나 그의 대남 공작 능력을 감안했기 때문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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