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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유엔과 접촉 정례화… 국면 전환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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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유엔과 접촉 정례화… 국면 전환 나서나?

입력
2017.12.10 16:4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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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트먼 유엔 사무차장 면담 결과

北 이례적 “유엔과 대화 채널”

향후 협상에 주도권 의도 분석도

IOC위원장, 北 관계자 회동

평창 논의할 방북에도 청신호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 일행이 닷새 간의 방북을 마치고 9일 평양발 고려항공 편으로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공항에 도착, 유엔 깃발이 달린 전용 차량을 타고 빠져나가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 일행이 닷새 간의 방북을 마치고 9일 평양발 고려항공 편으로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공항에 도착, 유엔 깃발이 달린 전용 차량을 타고 빠져나가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북한이 유엔과의 접촉을 정례화하기로 합의했다. 북미 대화를 중재하겠다고 나선 유엔에 호응한 것이다. 내년 초 ‘평화 공세’ 돌입을 앞두고 정지 작업에 착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9일 “우리 측과 유엔 사무국 측은 이번 유엔 부사무총장(사무차장)의 방문이 우리와 유엔 사무국 사이의 이해를 깊이 하는 데 기여하였다는 것을 인정했다”며 “앞으로 각이한(각기 다른) 급에서 내왕을 통한 의사소통을 정례화할 데 대하여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5~9일 방북한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이 리용호 외무상과 박명국 외무성 부상 등 북한 고위 당국자들과 면담한 결과인 셈이다.

통신은 또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와 유엔의 공정성 보장 문제와 관련한 우리의 원칙적 입장을 천명했다”고 펠트먼 사무차장과 북한 당국자들의 협의 내용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펠트먼 사무차장은 “오판에 따른 충돌 위험을 줄이기 위해 긴급하게 대화 채널을 열어야 한다는 입장을 북한에 전달했다”고 한 것으로 외신을 통해 알려지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북한이 유엔과의 소통 통로를 확보한 것은 전향적이고 이례적이다. 이를 두고 지난달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추정 ‘화성-15형’ 발사와 핵무력 완성 선언을 계기로 북한이 이제 국면 전환 여건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10일 “핵무력 완성 선언 뒤에도 북한이 여전히 미국을 상대로 대북 적대시 정책을 대화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기는 하지만 방점은 대화가 가능하다는 의사 피력에 찍혀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북한이 선제적으로 상황을 리드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당당한 핵 보유국으로서 유엔 헌장과 정신에 따라 평화에 기여하기 위한 행동을 해나가겠다’며 치고 나갈 가능성이 있다”며 “명분을 확보하고 향후 협상 국면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의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핵무력 완성처럼 대화 역시 자신들이 주도하는 모양새를 만들 목적으로 내년 신년사에서 핵ㆍ미사일 실험 동결을 선언하고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나 남북 대화, 평화협정 관련 북미 대화를 제의할 수도 있다”고 했다.

변화한 북한의 태도로 미뤄 또 다른 방북이 성사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9일 미 관영 방송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전날 스위스 로잔을 찾은 김일국 조선올림픽위원회 위원장 북한 올림픽 관계자들을 만났다. VOA는 바흐 위원장이 북한의 내년 평창 올림픽 참가 문제 논의를 위한 방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 접촉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박원곤 교수는 “제재 완화와 군축 등을 위한 대미 직접 협상 준비 수순으로 북한이 넘어간 것 같다”고 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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