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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감독 빅3, 세계시장 3色 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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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감독 빅3, 세계시장 3色 노크

입력
2015.11.1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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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는 영국소설 ‘핑거스미스’를 원작 삼아 일제강점기 한반도의 모습을 스크린에 불러낸다. CJ E&M 제공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는 영국소설 ‘핑거스미스’를 원작 삼아 일제강점기 한반도의 모습을 스크린에 불러낸다. CJ E&M 제공

한국영화의 세계화를 이끌어온 충무로 빅3, 박찬욱 김지운 봉준호 감독이 각기 다른 방식의 신작 제작을 통해 세계 시장 진출을 노린다.

박찬욱 김지운 감독은 최근 충무로로 복귀했으나 세계 시장 진출의 끈을 놓지 않았다. 박 감독과 김 감독은 2013년 할리우드 진출작 ‘스토커’(37만8,874명)와 ‘라스트 스탠드’(6만6,698명)를 각각 내놓았지만 흥행 성적이 신통치 않았고 평단으로부터 좋은 평가도 얻지 못했다. 충무로에선 “두 감독의 전성기가 지난 것 아니냐”는 말까지 돌았다.

박 감독의 신작 ‘아가씨’는 영국소설 ‘핑거 스미스’를 원작 삼아 일제강점기를 돌아본다. 막대한 재산을 상속 받은 귀족 아가씨(김민희)와 그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하정우)의 기이한 관계를 그린다. 박 감독의 국내 연출작 중 가장 많은 제작비인 120억원이 들어간다. 마케팅비 등을 포함하면 극장에서만 500만명 정도는 봐야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다. 박 감독의 최고 흥행작은 ‘공동경비구역 JSA’(2000)로 583만명 가량이 관람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전폭적 투자는 세계화를 주요 화두로 삼고 있는 CJ E&M이 투자배급을 맡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최근 CJ그룹의 멀티플렉스체인 CGV가 전세계에 1만개 스크린을 만들겠다는 사업 계획을 세우는 등 그룹 차원에서 공격적인 세계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박 감독처럼 국제적 인지도를 지닌 감독의 신작에 적극 투자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아가씨’는 지난달 31일 촬영을 마쳤고 내년 상반기 개봉 예정이다.

김지운 감독은 지난달 22일 중국 상하이에서 신작 ‘밀정’ 촬영에 들어갔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단체 의열단의 활약과 의열단 내부의 배신을 다룬다. 송강호 공유 등이 주연하며 제작비는 100억원이다. 미국 거대 스튜디오 워너브러더스의 국내법인인 워너브러더스 코리아가 제작하고 투자배급까지 한다. 배우와 제작진은 한국인이지만 돈줄은 할리우드인, 무늬만 국내 영화다. 할리우드와 연계된 기획이라 아무래도 세계 시장 진출이 용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봉준호 감독은 최근 세계 최대 스트리밍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업체 넷플리스로부터 5,000만달러(약 580억원)의 투자를 이끌어내 화제를 모았다. 신작 ‘옥자’는 제이크 질렌할, 빌 나이, 틸다 스윈튼 등이 출연해 글로벌 프로젝트의 면모를 갖췄다. 동물 ‘옥자’와 우정을 나누는 소녀를 포함해 한국 배우도 몇몇 출연할 전망이다. 국내에서 제작(오퍼스픽처스)ㆍ투자(CJ E&M)하고 해외 배우를 캐스팅해 세계 시장 진출을 노렸던 ‘설국열차’보다 진화된 제작 방식이다. ‘옥자’의 제작사는 옥자SPC로 이 영화 제작만을 위해 설립된 국내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영화평론가 겸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이상용씨는 “편집권 등 연출 자율성을 보장 받고 싶은 봉 감독의 의도와 한국 시장에 교두보를 마련하고 싶은 넷플릭스의 이해가 ‘옥자’를 통해 맞아떨어졌다”며 “한계에 이른 국내시장 너머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한국영화계에 어떤 모델을 제시할지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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