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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성 한류 마케팅, 디즈니를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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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성 한류 마케팅, 디즈니를 배워라”

입력
2016.06.1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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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별그대’ 선풍적 인기에도

제작사 수입은 5억원이 전부

기업들 비용부담에 활용 못해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처럼

원작 활용한 파생 콘텐츠 생산

다른 산업과 융합도 시도해야

2013년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조선시대 지구에 추락한 외계인이 아직도 서울에 살고 있다는 기발한 설정으로 국내외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특히 중국에선 주요 온라인 유통 플랫폼을 통해 37억회나 조회되며 한류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당시 한 보고서는 ‘별에서 온 그대’의 연관 산업 매출액을 총 5,300억원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정작 드라마 제작사가 거둔 수익은 21편 전편 판매에 따른 5억원이 전부였다.

한국 드라마나 가요(K-POP) 등 한류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한류 콘텐츠 수출액은 2010년 31.9억 달러에서 2014년 49.2억 달러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한류를 활용한 기업들의 ‘한류 마케팅’은 기대만큼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한국무역협회의 ‘한류 활용 해외마케팅 현황’에 따르면 회원사 807개사를 대상으로 한 최근 설문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74.6%는 한류가 해외 마케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했다. 한국 상품에 대한 호감도 증가와 협상 시 공감대 형성 등에 도움이 된다는 게 기업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한류를 활용한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은 16.2%에 그쳤다. 수출 주문 증가 등 직접적 효과를 경험한 기업도 16.1%에 머물렀다.

무역업체들은 한류를 활용한 마케팅을 펴지 못하는 이유로 ‘비용 부담’(31.3%)과 ‘정보 부족’(15.0%) 등을 토로했다. 또 대기업(비용 22.2%, 정보 0%)보다는 중소기업(비용 33.8%, 정보 15.3%)이 상대적으로 더 큰 어려움을 호소했다. 특히 한류 활용 장애물 1순위로 꼽힌 ‘비용 부담’은 일반 소비자들과 접촉 기회가 많은 식품(58.7%)과 생활용품(64.9%) 기업들이 더 많이 느꼈다.

전문가들은 원작을 활용한 파생 콘텐츠를 생산하거나 다른 산업과 융합을 추진하는 ‘롱테일’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이날 ‘한류 확산을 위한 롱테일 전략’ 보고서에서 “한류 콘텐츠가 일회적 소비에 그치지 않도록 장르의 확장, 타업종 융합, 포맷 다변화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 디즈니그룹은 콘텐츠 기획단계부터 그룹 내 다른 자회사를 활용한 추후 활용성을 검토, 핵심 콘텐츠가 출시된 뒤 각 사업 부문별로 비즈니스 상품을 잇따라 내 놔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이 원작 성공 이후 뮤지컬과 도서, 음반, 게임 등으로 다시 제작되고, 디즈니 그룹 내 테마파크와 크루즈 상품으로도 활용된 것이 좋은 예다.

국내에서도 만화가 원작인 ‘미생’이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는 등 유사한 시도가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김정덕 한국무역협회 기업경쟁력실 연구원은 “우리 제작사들은 콘텐츠 제작 외 노하우가 부족, 기획 단계부터 파생 비즈니스 상품 개발을 고려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외부 업체와의 협력 등을 통해 확장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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