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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우의는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 백남기씨 시민지킴이단 크게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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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우의는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 백남기씨 시민지킴이단 크게 늘어

입력
2016.10.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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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학생들이 18일 고 백남기씨가 '빨간우의 남성' 이 폭행해 숨졌다고 주장한 이 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이용식 교수의 연구실을 찾아 이 교수를 규탄하고 사과를 요구하는 문구를 출입문에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건국대 학생들이 18일 고 백남기씨가 '빨간우의 남성' 이 폭행해 숨졌다고 주장한 이 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이용식 교수의 연구실을 찾아 이 교수를 규탄하고 사과를 요구하는 문구를 출입문에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 물대포 때문에 숨졌다는 사실을 삼척동자도 알고 있는데 부검영장을 집행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죠.”

프리랜서 음악가 김수아(23)씨는 18일 오후 ‘공권력이 사람을 죽였습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 서 있었다. 김씨는 고 백남기씨에 대한 경찰 압수수색검증영장(부검영장) 집행 만료시한(25일)을 일주일 앞두고 친구와 ‘백남기 시민지킴이단’에 동참했다.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대회에도 참가했던 그는 “백남기 농민이 경찰 물대포에 맞고 쓰러지는 장면을 본 증인 중 한 명으로서 (명백한 외인사인데도) ‘빨간우의 가격설’ 등을 흘려 사인을 둔갑시키려는 정부 음모에 항의하고 싶어 피켓 시위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씨뿐 아니라 이날 병원 장례식장 입구와 인근 대학로를 오가며 거리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은 60여명에 달했다. 대학생 박모(22)씨는 “강의가 없는 날이나 수업이 다 끝난 뒤 저녁마다 빈소를 지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민의 힘으로 부검영장 강제집행을 막기 위해 16일 꾸려진 시민지킴이단 참가자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최근 경찰 관계자들의 빈소 방문이 잦아지고 사인 논란이 확산되는 등 영장집행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면서 빈소 주변은 긴장감이 높아진 상태다. 특히 이날 경찰이 신원 공개를 꺼린 빨간우의 남성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조합원으로 밝혀져 가격설의 신빙성이 낮아지자 분노는 더욱 커졌다. 휴가까지 내고 빈소 지키기에 참여한 직장인 홍경희(40)씨는 “유족들이 ‘부검을 전제로 한 협의는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는데도 경찰은 계속 면담을 고집하고 있다”며 “강제집행 전 명분을 쌓기 위한 전략이라는 의심이 들어 불안하다”고 말했다.

시민지킴이단은 이날 장례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은 명백한 공권력에 의한 타살을 변사라고 하고, 제3의 요인이 있다는 등의 말로 부검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며 “단 한 시간만이라도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시민들은 26일 자정까지 빈소 주변에 대기하면서 기도회와 서명운동, 1인 시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영장집행의 부당성을 알릴 예정이다. 또 경찰이 강제집행을 시도할 경우 비상연락망을 통해 시민들을 모아 강력 저지하기로 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소설가 공지영씨, 변영주 영화감독 등 유명인사들도 시민지킴이단에 참여 의사를 속속 밝히고 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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