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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년 앞두고 ‘늪’에 빠진 두테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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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년 앞두고 ‘늪’에 빠진 두테르테

입력
2017.06.2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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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오는 30일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최대 난관에 봉착했다. 지난달 시작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 세력에 대한 토벌 작전이 그가 공언했던 것보다 길어지고 있는 데다, 외국 테러범까지 자국 내 IS 추종세력에 합류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IS 추종 세력에 대한 소탕전이 필리핀의 또 다른 골칫거리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5일 필리핀스타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필리핀군은 자국에서 활동 중인 외국인 테러범을 최소 40명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에두아르도 아뇨 필리핀군 참모총장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연합군의 공격으로 궁지에 몰린 IS의 대원들이 필리핀에 유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 계엄령이 선포된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은 이슬람 신자들이 밀집한 곳. 정부군은 섬 북부 마라위에서 IS 추종 반군인 ‘마우테’ 토벌 작전을 한 달째 이어가고 있다. 당초 정부군은 상황을 종료시키는 데 1주일이면 충분할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지켜지지 않았고, 이후 한 차례 더 연장한 시한도 지나갔다.

이와 관련 두테르테 대통령은 최근 민다나오 섬의 한 난민 캠프를 찾아 “마라위를 파괴하고 있는 그들을 밖으로 몰아내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며 계엄령 선포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에게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마라위를 다시 아름다운 도시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당국은 이재민 규모를 33만명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이 자신의 다짐을 현실화 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취임 일성으로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 즉결처형 등으로 갖은 논란 속에서도 높은 지지율을 구가하고 있지만 이번 IS 소탕작전만큼은 쉬 종식되기 어려울 것이란 것이다. 사실상 두테르테 대통령이 마라위라는 ‘늪’에 빠졌다는 말도 나올 정도다. 정부군은 IS 퇴치에 전력을 집중하기 위해 공산반군과는 최근 휴전했다.

한 소식통은 “어려운 처지인 사람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않는 문화가 무슬림에게 있다”며 “잔당들이 민가에 섞여 들어가면 사실상 민간인과 구분하기 힘든 만큼 쉽게 끝내기 어려운 전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필리핀스타는 오피니언 기고를 통해 “마약과의 전쟁 등 몇몇 이슈들과 즉흥적인 발언은 국내외 비평가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지만, 재임 1년 후에도 여전히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받고 있다”며 식지 않는 두테르테 현상을 전했다. 앞서 BBC도 “두테르테는 필리핀에서 정치가 작동하는 방식이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며 필리핀 정치에서 ‘게임체인저’로 자리매김한 사실을 언급한 바 있다. 이전까지 BBC 등 서구 언론들은 두테르테 평가에 인색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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