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로 분당을 눈 앞에 두고 있는 국민의당 통합파와 통합 반대파가 상대측의 신당 명칭을 흠잡으며 마지막까지 기싸움을 벌였다.
5일 민주평화당을 추진하며 집단 탈당을 선언한 반대파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조배숙 민평당 창준위원장은 이날 정례회의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신당인 미래당에 대해 “이는 안철수 대표의 의견이었다고 한다”면서 “공교롭게 미래가 들어가는 당명은 극우 보수의 계보를 잇는 자유한국당 계열”이라고 꼬집었다.
조 위원장은 그러면서 “우리 정당사에서 ‘미래’가 당명으로 쓰인 사례는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을 탈당해 만든 한국미래연합과 이명박정부 때 친박계가 탈당해 만든 미래희망연대, 지만원의 시스템미래당, 우익 민족주의 정당인 한반도 미래연합 등”이라고 작심한 듯 비판했다.
그러자 국민의당 통합파 측에서 반격에 나섰다. 안철수 대표의 싱크탱크 ‘미래’를 이끌고 있는 오승용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미래가 들어가는 보수정당을 소개해줬으니 답례로 민주가 들어가는 수구정당을 소개해드린다”며 “박정희의 민주공화당, 전두환의 민주정의당, 노태우의 민주자유당, 김종필의 신민주공화당, 허경영의 민주공화당 민주정의당 2중대인 민주한국당”이라고 맞받아쳤다. 오 대표는 그러면서 “자기 마시던 우물에 침 뱉고 나가는 사람을 보면 눈살이 찌푸려진다”고 했다.
양측의 이 같은 설전이 이어지자 정치권 안팎에서는 “어차피 결별이 확정된 마당에 서로 욕먹을 짓을 사서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