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北, 文대통령 '베를린 구상'에 "잠꼬대같은 궤변"

알림

北, 文대통령 '베를린 구상'에 "잠꼬대같은 궤변"

입력
2017.07.15 15:17
0 0

베를린 구상 9일만의 첫 반응...선언내용 뿐 아니라 사드 등에도 강력 반발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후(현지시간) 구 베를린 시청 베어 홀에서 쾨르버 재단 초청으로 한반도 평화구축과 남북관계, 통일 등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후(현지시간) 구 베를린 시청 베어 홀에서 쾨르버 재단 초청으로 한반도 평화구축과 남북관계, 통일 등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을 "잠꼬대같은 궤변"이라고 깎아내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독일 베를린에서 발표한 '한반도 평화 구상'에 대해 9일만에 내놓은 첫 반응이다.

북한 노동신문은 15일 개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평화의 미명하에 늘어놓은 전반 내용들에는 외세에 빌붙어 동족을 압살하려는 대결의 저의가 깔려있으며 조선반도의 평화와 북남관계 개선에 도움은커녕 장애만을 덧쌓는 잠꼬대 같은 궤변들이 열거돼 있다"고 비판했다.

먼저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이 발표된 장소를 문제삼았다. 신문은 "조선반도의 평화와 통일, 북남관계 개선에 대한 그 어떤 구상이 있다면 왜 하필 자기 땅이 아닌 남의 나라 땅에서, 자기 민족이 아닌 다른 나라 사람들 앞에서 밝혔는가"라며 "금수도 자기 둥지를 잊지 못한다는데 제 나라, 제 민족보다 타국과 이방인이 그렇게도 더 좋단 말인가"라고 비난했다.

이어 "자기 민족보다 외세를 우선시하고 외세에게 의존하여 모든 문제를 풀겠다는 사대적 근성의 발로이고 외세의 지지를 받아 몸값을 올려보려는 천박한 사고의 극치"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또 "얼마전에는 미국에 달려가 상전으로부터 저들의 대북정책에 대한 승인을 받겠다고 온갖 비굴한 모습을 다 보이더니 이번에는 머나먼 유럽땅 한복판에까지 찾아가 '신베를린선언'이니 뭐니 하며 지지를 구걸한 현 집권자의 행태야말로 민족의 수치가 아닐 수 없다"고 적었다.

문 대통령이 통일 방향에 있어 독일 통일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독일식 통일이란 다름 아닌 전형적인 흡수통일이며 이러한 방식을 우리나라 통일에 적용해야 한다는 망발은 자유민주주의에 의한 체제통일을 공공연히 추구하겠다는 걸 선포한 것이나 같다"며 "(한국이)하루아침에 장벽이 무너지고 서독의 주도하에 통일이 이뤄진 것을 환상적으로 대하면서 그러한 기적이 조선반도에서 일어나기를 고대하지만 그야말로 노루잠에 개꿈"이라고 표현했다.

신문은 문 대통령이 베를린 구상에서 여러번 사용한 '평화'라는 단어를 두고도 성토했다. 연설 당시 흡수 통일이란 표현 대신 평화라는 단어로 대체해 북한을 최대한 자극시키지 않으려 했다는 의도가 무색해진 셈이다.

신문은 "남들이 듣기엔 마치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에 관심이 있는 것 같지만 따져보면 맥도 모르고 침통 빼드는 얼치기의생을 방불케 한다"며 "이야말로 조선반도 평화파괴의 책임을 모면하고 외세를 부추겨 우리를 무장해제 시켜보겠다는 흉심을 그대로 드러낸 가소로운 망발"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사드 배치에 대한 반발도 빼놓지 않았다. 신문은 "주변나라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사드의 남조선 배치를 기정사실화 했으며 천문학적 액수의 자금을 들어 미국의 핵전쟁 살인장비들을 마구 끌어들이고 있다"며 "현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도적이 매를 드는 격으로 우리의 핵보유를 집요하게 걸고들며 북핵폐기를 조선반도 평화의 전제조건으로 삼아야 한다고 피대를 돋구는 것은 흑백을 전도하는 파렴치한 궤변"이라고 밝혔다.

핵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신문은 "남조선의 현 집권자가 한미양국이 북 체제 안전을 보장하는 한반도 비핵화에 합의했다느니, 우리가 핵을 포기하기만 하면 국제사회와 함께 평화체제 구축에 나설 것이라느니 뭐니 하며 가소롭게 놀아댔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라며 "미국본토에 둥지를 틀고있는 침략자 미제의 눈깔까지도 파먹을 수 있게 정밀화되고 다종화된 우리의 자위적 핵무장력은 세계 정치지형에 커다란 지각변도을 가져오고 있다"고 드러냈다.

한편 개성공단 폐쇄 등에 성토하며 남북 교류 사업이 중단돼선 안 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신문은 "남북사이의 체육문화교류나 인도주의적 협력 사업들을 부정하지 않는다"면서도 "민간급 교류와 왕래의 길이 완전히 끊기고 6·15시대의 옥동자라고 불리우던 금강산관광과 개성공업지구경제협력사업이 완전히 차단된 것은 미국의 대조선압살 책동에 전적으로 추종해온 남조선의 친미보수패당에 전적인 책임이 있다"고 적었다.

이에 덧붙여 "가장 첨예한 적대적 관계에 놓여있는 북남 사이에 대결구도의 청산이라는 근본 문제의 해결을 외면하고 그 어떤 비정치적 교류나 협력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준다"며 남북 교류 사업 중단의 책임을 한국의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뉴시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