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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ㆍ미세먼지ㆍ오존 3중고… 창문조차 못 여는 ‘대프리카ㆍ울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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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ㆍ미세먼지ㆍ오존 3중고… 창문조차 못 여는 ‘대프리카ㆍ울라질’

입력
2018.07.18 19:00
수정
2018.07.18 21:5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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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압 영향 오염 물질 재순환”

미세먼지ㆍ오존 경보 영남 집중

동해안ㆍ포항 등은 엿새째 열대야

강릉 사흘이나 최저기온 28도이상

온열질환자 633명ㆍ6명 사망

기상청 “당분간 기온 더 상승”

충북에 폭염 경보가 발효한 지난 17일 오후 음성군 맹동면 양계장에서 닭들이 물을 마시고 있다. 음성=연합뉴스
충북에 폭염 경보가 발효한 지난 17일 오후 음성군 맹동면 양계장에서 닭들이 물을 마시고 있다. 음성=연합뉴스

전국이 1주일 넘게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유독 더 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지역들이 있다. 영남권 주민들은 펄펄 끓는 더위에도 극심한 미세먼지와 오존에 창문조차 제대로 열지 못하고 있고, 강릉을 비롯한 강원권 주민들은 유독 심한 열대야에 밤잠을 이룰 수 없는 처지다.

영남권은 폭염에 더해 미세먼지, 오존까지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여름만 되면 아프리카 대륙이나 남미 브라질만큼 더워진다고 해서 ‘대프리카’, ‘울라질’로 불리는 대구와 울산을 비롯한 영남권은 대기오염까지 겹치면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18일 환경부 대기환경정보사이트인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울산의 경우 지난 14일 초미세먼지(PM2.5)농도가 41㎍/㎥를 넘어선 이후 17일에는 50㎍/㎥까지 오르면서 ‘나쁨’(36∼75㎍/㎥) 수준을 보였다. 18일에는 오후 한 때 98㎍/㎥까지 치솟아 ‘매우 나쁨’을 기록하기도 했다. 부산(42㎍)과 대구(38㎍)도 17일부터 나쁨 수준을 넘어선 가운데 19일에도 부산과 대구, 울산, 경북, 경남은 미세먼지 ‘나쁨’이 예보되어 있다.

영남 지역 오존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7월 들어 전국에 오존경보가 33회가 발령됐는데 울산(9회), 경남(17회), 부산(5회) 등 대부분 영남권에 몰려 있다. 18일도 부산과 경북, 경남은 ‘나쁨’(0.091~0.150ppm)을 보였고 울산은 ‘매우나쁨’(0.151ppm) 이상을 나타냈다. 19일 영남권의 오존 농도는 18일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보됐다.

이처럼 영남권만 미세먼지와 오존이 높게 나타나는 것은 영남권이 북태평양 고기압의 중심에 위치한 것과 연관된다. 이재범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 연구관은 “고기압권에서 들면서 대기가 안정화돼 조선소 등이 몰려 있는 영남권에서 배출된 오염물질이 해상으로 나갔다 빠져나가지 못하고 재순환하면서 미세먼지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오존은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 여름 햇빛에 반응하면서 생성되는데 일사량이 많고 풍속이 낮을 때 더 잘 생긴다. 고기압 중심에 위치하면서 구름이 적어지고 일사량이 많은 데다 대기가 정체되어 있는 영남권의 기상현상과 딱 맞아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픽=신동준 기자
그래픽=신동준 기자

강원권 동해안 주민들은 열대야로 잠 못 이루고 있다. 전국에서 열대야가 엿새째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이어진 곳은 강원 동해안 지역과 영남권의 대구와 포항. 하지만 열대야라고 다 같은 열대야가 아니다. 당일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를 넘으면 열대야로 분류되는데 강릉의 경우 최근 6일간 평균이 27.9도에 달한다. 대구(26.0도)와 포항(27.4도)을 크게 웃돈다. 특히 최저기온이 28도를 웃돈 날도 사흘이나 됐고, 지난 13일에는 29도에 육박(28.8도)했다. 이는 내륙에서 더워진 공기가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기온이 더 올라 강원 동해안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노유진 기상청 예보 분석관은 “상층에는 티베트 고기압, 중하층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자리잡고 있어 낮에 더워진 열기가 빠져나가질 못하면서 밤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남권과 강원 이외의 전국도 찜통 더위 속에 갇혀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18일 전국 대부분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오후 4시 기준 낮 최고기온은 경주 36.9도, 대구 35.6도, 서울 33.2도 등이었다. 폭염으로 인한 일사병, 열사병 등 온열질환자는 지난 5월20일부터 이달 16일까지 633명에 달하고, 사망자도 벌써 6명이나 나왔다.

폭염은 더욱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이 장기간 지속되고, 더위를 식혀줄 소나기 소식도 없어 기온이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온열질환자 발생과 농축수산물 피해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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