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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속 ‘중국 경제 대통령’ 류허, 국제무대 데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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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속 ‘중국 경제 대통령’ 류허, 국제무대 데뷔한다

입력
2018.01.21 17:51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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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평 50년 친구… 전폭적 신뢰

시코노믹스 설계한 개혁ㆍ개방론자

내일 다보스 포럼 中 대표로 참가

경제담당 부총리 내정설도 확산

류허 중앙재경영도소조 주임. 시대주간
류허 중앙재경영도소조 주임. 시대주간

그간 베일에 가려져 있던 중국 경제의 최고실력자가 마침내 국제무대에 모습을 드러낸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50년 지기이자, 책사인 류허(劉鶴) 중앙재경영도소조 주임이 주인공이다. 오는 23~26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ㆍ다보스포럼)에 중국 대표단장 자격으로 참석한다.

전 세계가 류 주임을 주목하는 이유는 시 주석의 절대적 신임 아래 사실상 ‘중국의 경제대통령’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화권 매체들은 최근 류 주임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건설공작회의 참석 소식을 전하며 그가 부조장을 맡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금융안정발전위회 초대 주임으로 내정돼 금융개혁을 총괄할 상태에서 일대일로 업무까지 관장하게 된 것이다. 류 주임이 경제담당 부총리에 내정될 것이라는 소문도 확산되고 있다.

류 주임은 이미 오래전부터 중국 경제의 실력자였다. 시진핑 집권 1기 5년간 물밑에서 공급측 구조개혁을 핵심으로 하는 이른바 ‘시코노믹스’를 설계하고 관철시켰다. 2016년 5월 인민일보 기고에서 과도한 부채 증가와 부실자산 문제를 비판하며 ‘공급측 구조개혁’이론을 전파했다. 지난해 10월 제19차 공산당대회에서 25명의 중앙정치국 위원에 이름을 올렸을 때는 행동 영역이 막후에서 전면으로 바뀌었을 뿐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에 따라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모습을 보여온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위상 실추는 불가피해 보인다.

류 주임 급부상에는 시 주석의 전폭적인 신뢰가 깔려 있다. 두 사람은 1960년대 최고 명문이었던 베이징(北京)101중학 시절부터 절친이었고, 이후 50년 넘게 우정과 신의를 지켜왔다. 두 사람은 문화대혁명 기간 지방 험지로 내몰린 하방 생활의 고초도 공유하고 있다. 2007년 제17차 당대회에서 시 주석이 정치국 상무위원에 오른 뒤 첫 현지시찰을 수행한 이도 류 주임이었고, 그때부터 시 주석이 최고권력자에 오른 지금까지 경제 관련 연설문의 초안은 모두 류 주임의 손을 거쳤다. 시 주석은 지난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측 인사들에게 “내게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고 그를 소개했다.

류 주임은 미국의 금융시스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대표적인 개혁ㆍ개방론자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 가운데 보기 드문 하버드대 유학파로 귀국 후 덩샤오핑(鄧小平)의 개방정책 입안 과정에 참여했다. 이후 장쩌민(江澤民)ㆍ후진타오(胡錦濤)ㆍ시진핑 등 3명의 국가주석을 보좌하며 능력을 인정 받았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는 지난해 류 주임을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미국 경제를 움직인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과 비교하며 “중국 경제에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 금융개혁을 추진해나갈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류 주임의 등장은 중ㆍ장기적으로 한중 관계에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리 총리와 달리 정책 집행에서 탄력적이고 유연하다”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갈등 이후 양국 경제교류 확대와 자유무역협정(FTA) 이행 과정에서 경제 원리에 맞춰 매끄러울 접근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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