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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형님산단 공기 지연으로 하청업체만 죽어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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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형님산단 공기 지연으로 하청업체만 죽어날 판

입력
2018.04.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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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업체들 계약이행보증 청구 압박에 공기 연장 울며 겨자먹기

[저작권 한국일보]2016년 9월 경북 포항지역에 내린 폭우로 남구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 조성 현장에서 보상 문제로 이주하지 않은 한 가옥에 물이 차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저작권 한국일보]2016년 9월 경북 포항지역에 내린 폭우로 남구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 조성 현장에서 보상 문제로 이주하지 않은 한 가옥에 물이 차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LH가 경북 포항 남구 동해ㆍ장기면, 구룡표읍 일대 조성 중인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 위치도. 출처 LH공사 홈페이지
LH가 경북 포항 남구 동해ㆍ장기면, 구룡표읍 일대 조성 중인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 위치도. 출처 LH공사 홈페이지

산업용지 분양률이 단 1건에 불과한 경북 포항 남구 포항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 준공예정일이 또 다시 7개월 미뤄지면서 공기 지연에 따른 비용을 떠안게된 하청업체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25일 포항블루밸리 1공구에서 토공 및 구조물공사를 맡고 있는 전문건설업체 D사에 따르면 원청업체인 H사가 23일 ‘하도급 공사기간 연장계약 체결예정 알림’이라는 공문을 통해 당초 이달 말까지 1차 연기된 공기를 11월30일로 7개월간 2차 연기한다고 밝혔다.

H사는 이를 위해 26일 오후 4시까지 조속한 변경계약을 요구했다. 1공구는 지난해 10월13일 준공 예정이었으나 이주민 보상 지연 등 이유로 이달 말까지 6개월간 연기됐다.

하지만 D사는 25일 H사에 보낸 ‘공기연장에 따른 변경계약 체결 건’이라는 공문을 통해 ‘공사기간 연장사유가 D사의 사유가 아니므로 간접노무비와 일반관리비 등 모든 간접비용을 반영해달라’고 촉구했다. 또 ‘토공 운반수단도 현재 상황에서 불가능한 도저운반 대신 덤프운반으로 변경해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D사는 또 공문에서 ‘간접비와 운반수단 비용을 추가하지 않으면 공기 변경 계약을 따를 수가 없다’며 ‘계약이행 보증을 청구하겠다는 협박에 가까운 위협을 받고 있어 더 이상 인내가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현재 D사는 117억5,020만원에 공사계약을 맺고 있으며 H사가 계약이행 보증을 청구할 경우 10%인 11억7,502만원을 물어야 할 형편이다. D사 관계자는 “앞으로 7개월 정도 공기를 연장할 경우 간접비와 덤프운반비로 10억원 정도가 소요된다”며 “1차 공기 연장 때도 2억원 정도의 추가비용을 요구했으나 묵살당했다”고 말했다.

여기다 T사는 지난달 원청업체인 H사의 일방적 공기 연장 요구를 참다 못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T사에 따르면 포항블루밸리 내 주민들의 이주 거부로 준공예정일이 6개월 늘어났는데도 H사는 증액된 비용을 주지 않고 작업만 독촉했다.

T사는 H사에 수 차례 2억3,000만원 정도의 추가비용을 요청했지만 오히려 ‘예정대로 작업을 마무리하지 않으면 계약이행 보증을 청구하겠다’며 계약해지 예고 통보를 받았다.

T사 관계자는 “2016년 9월에는 공사 현장에 내린 폭우로 단지 내 이주 거부 가옥 일부가 물에 잠겼는데 침수 피해 보상도 하청업체인 우리에게 떠맡겼다”며 “블루밸리 현장에 작업 중인 하청업체 모두 벼랑 끝에 내 몰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H사는 “현재 발주처가 원청업체에 간접비를 줄 수 있는 법 규정은 있지만 하도급업체에 대해서는 명문화되어 있지 않다”며 “덤프운반 수송방식 설계변경은 시기적으로 늦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T사도 귀책사유가 있는 일부 침수가옥에 대해서만 보상했다”고 해명했다.

포항블루밸리는 공기업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포항시 남구 동해ㆍ장기ㆍ구룡포읍 일대 총 608만㎡ 부지에 조성하는 국가산업단지다. H사는 이중 4분의1 정도(140만3,030㎡)를 수주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포항블루밸리는 선정부터 말썽이 끊이지 않았다. 2008년 지정돼 2013년 완공될 예정이었으나 LH의 재정난으로 2014년 10월 겨우 착공했다. 교통여건이 좋지 않고 산세가 험한 이 지역이 국가산업단지로 선정되면서 이상득 전 의원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의미의 ‘형님산단’으로 불리고 있다.

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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