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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앱은 번거롭다" 대세가 된 간편송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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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앱은 번거롭다" 대세가 된 간편송금

입력
2018.08.14 18:00
수정
2018.08.14 18:56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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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간편송금 이용 건수_김경진기자
[저작권 한국일보]간편송금 이용 건수_김경진기자

직장인 황모(34)씨는 지난해 말부터 큰 돈을 송금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시중은행 애플리케이션대신 핀테크(금융+기술) 업체의 간편송금 서비스를 이용한다. 각종 모임 때 각자 내기(더치페이)를 하거나 결혼식 축의금 등을 보낼 때 간편송금 서비스를 이용하면 번거롭게 상대 계좌번호를 물어볼 필요 없이 문자메시지로 계좌이체를 한 번에 끝낼 수 있기 때문이다. 황씨는 “은행 앱은 여러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다 구동 속도도 느리다“고 지적했다.

1년 새 간편송금 시장 규모가 5배나 커졌다. 20ㆍ30대 젊은층 사이에서 비바리퍼블리카, 카카오페이 같은 핀테크 업체가 선보인 간편송금 서비스가 대세로 자리잡은 덕이다. 그러나 핀테크 업체들이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간편송금이란 계좌번호 대신 전화번호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아이디를 통해 상대에게 돈을 보낼 수 있는 금융 서비스다. 보안카드 또는 일회용비밀번호(OTP) 없이 간편비밀번호(6자리)를 누르기만 하면 송금이 끝나 20ㆍ30대 젊은층에게 인기가 높다. 실제 연령별 고객 비중을 보면 20ㆍ30대가 78%로 압도적이다.

국내에서 간편송금 서비스가 시작된 것은 지난 2015년부터다. 당시 정부가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을 폐지하는 등 보안 규제 문턱을 낮추면서 간편송금을 전문으로 하는 핀테크 업체가 속속 등장했다. 이는 해외와 견주면 한참 늦은 것이다. 미국 페이팔은 1999년, 중국 알리페이는 2005년 간편송금 서비스를 내놨다.

지난 한 해 동안 국내에서 금융소비자가 간편송금 서비스로 주고받은 금액은 11조9,541억원으로, 1년 전(2조4,413억원)보다 389.7%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이용건수도 5,113만건에서 2억3,633만건으로, 362% 증가했다. 올해 1~5월 간편송금 이용금액은 11조6,118억원으로, 지난해 1년치 실적에 육박했다.

현재 간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총 7곳이다. 간편송금 사업자 중에서도 가장 먼저 간편송금 시장에 진출한 비바리퍼블리카와 카카오페이 등 2곳이 시장의 97%(건수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토스 앱(문자메시지 송금 방식)을 선보인 비바리퍼블리카는 서비스 출시 3년 만에 누적 거래액 18조원(5월말 기준)을 돌파했다. 카카오페이는 비바리퍼블리카보다 1년 늦게 서비스를 내놨지만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송금 서비스로 이내 업계 2위로 치고 올라왔다.

시중은행들도 핀테크 업체가 선보인 것과 유사한 간편송금 앱을 내놓고 있지만 벌어진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상대도 은행 앱을 깔아야 서로 돈을 주고받을 수 있는 구조여서 되레 은행원들만 이용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반면 핀테크 업체의 간편송금 서비스는 돈을 받는 이가 해당 앱을 깔지 않아도 문자메시지에 담긴 링크를 통해 얼마든지 돈을 받을 수 있게 돼 있다.

그러나 정작 핀테크 업체들은 손해를 보며 장사를 하고 있다. 은행에 줘야 할 건당 150~450원의 송금 수수료를 대부분 핀테크 업체가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근우 금감원 핀테크지원실장은 “핀테크 송금회사는 간편송금 서비스를 무료로 하는 대신 이를 통해 확보한 고객을 상대로 다른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원을 확보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간편송금업자의 재무건전성이 나빠져도 고객자산인 미상환잔액이 떼이는 일이 없도록 핀테크업체의 관리 의무 수위를 높이는 식의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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