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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시청자가 원해" 지상파 3사의 막장 논란에 대한 항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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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시청자가 원해" 지상파 3사의 막장 논란에 대한 항변

입력
2017.05.31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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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시청률 잘 나오면 장땡!"

지상파 3사가 대놓고 막장 코드를 내세우고 있다. 시청자들을 잡기 위해 막장 요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비난은 잠시일 뿐 높은 시청률로 인기가 증명되기 때문. 일일ㆍ주말극 속 주인공들은 죄다 복수에 눈이 멀어있다. 출생비밀은 기본 살인교사, 불륜 등 자극적인 소재가 쏟아졌다.

SBS 토요극 '언니는 살아있다'는 막장 드라마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왠지 낯설지 않은 드라마의 흐름과 구성, 캐릭터 특징만 봐도 작가를 대번에 알 수 있다. 바로'막장계의 대모' 김순옥 작가의 작품이다. 김 작가는 '내 딸 금사월' '왔다! 장보리''아내의 유혹' 등을 통해 막장 드라마의 신화를 보여줬다. '언니는 살아있다' 역시 시청률 12%를 돌파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자존심 상하지만 재미있다. 역시 김순옥"이라는 반응이 많다.

'언니는 살아있다'는 한날 한시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세 여자의 자립 갱생기를 그리고 있다. 여성들의 우정과 성공으로 포장했지만 막장 드라마일 뿐이다. 복수심에 가득 찬 캐릭터가 수두룩하다. 김은향(오윤아)는 전남편 추태수(박광현)과 불륜을 저지른 구세경(손여은)을 향한 복수심에 불타 있다. 구세경, 조환승(송종호)의 아들 가정교사로 취직해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계화(양정아)는 아들 구세준(조윤우)를 위해서는 뭐든 하는 인물이다. 구필모(손창민)의 친아들인 구세후를 내다 버렸을 뿐 아니라 공룡그룹에서 인정받기 위해 자작극도 서슴지 않았다. 구필모와 민들레(장서희)의 다정한 모습에 질투가 폭발했다. 여기에 양달희(김다솜)와 구세경은 강하리(김주현)과 설기찬(이지훈)에 온갖 만행을 저지르며 시청자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SBS의 고위 프로듀서는 "지난해 주말극 '그래, 그런거야'의 성적이 좋지 않았다. 김수현 작가가 '드라마란 이런 거야!' 라고 보여줬지만 시청률이 어땠냐. 그러니 김순옥 작가가 돌아온 것"이라며 "MBC도 처음엔 가족드라마를 많이 선보였다. 막장드라마로 한 번 재미를 보더니 줄곧 내세우고 있지 않냐"고 했다.

MBC 주말극은 막장 드라마의 오명을 벗지 못했다. '당신은 너무합니다'에서 유지나(엄정화)는 박성환(전광렬)의 집착과 야욕에 진절머리 치면서 아들인 박현준(정겨운)에 호감을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유지나는 마지못해 박성환과 혼인신고를 한 상태다. 자신의 친아들인 이경수(강태오)를 재벌가 아들로 만들기 위한 야망을 드러냈다. 막장 전개에 시청자들은"엄정화 연기가 아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주말극 '도둑놈 도둑님'도 막장 요소를 배제할 수 없다. 대한민국을 은밀하게 조종하는 소수의 기득권 세력들에게 치명타를 입히는 도둑들의 이야기다. 아직 6회까지 밖에 방영되지 않은 상황. 지현우, 서주현, 김지훈, 임주은 등 성인배우들이 등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전개가 펼쳐질 예정이다. 오경훈 PD는 제작발표회에서 직접 막장 요소 가능성을 언급했다. 오 PD는 "처음에는 무겁고 잔잔하게 가다가 마지막에 막장 요소를 섞는 게 나을 것"이라며"현실적으로 주 시청층을 잡기 위해 막장 요소를 넣지 않고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런 부분은 감안하고 봐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인물들의 관계 등을 설득력 있으면서 공감할 수 있게 그리면 약간 무리하고 파격적인 설정도'드라마니까'하면서 양해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KBS2 일일극 '이름없는 여자'는 막장 퍼레이드의 향연이다. 오지은이 맡은 손여리는 '아내의 유혹' 민소희를 떠올리게 했다. 2008년 방송된 '아내의 유혹'에서 구은재(장서희)는 눈 밑에 점 하나 찍고 민소희로 변신해 남편에게 복수했다. 마찬가지로 모든 것을 잃은 여리는 변호사 윤설로 신분 세탁 후 복수에 나섰다. 시청자들은 "양심이 있으면 점 하나라도 찍고 다른 척 하라"고 지적했다.

위드그룹 안주인 홍지원(배종옥)의 악행도 만만치 않다. 홍지원은 백혈병에 걸린 아들을 살리기 위해 아이를 가진 손여리(오지은)에게 골수를 내놓으라고 했다. 결국 여리는 딸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잃고 죄수가 됐다. 여리는 자신을 배신한 첫사랑 김무열(서지석)과 위드그룹 딸 구해주(최윤소) 부부를 갈라놓기 위해 수간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여리는 해주 앞에서 무열과 키스를 하며 복수심을 드러냈다.'이름없는 여자'는 시청률 2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정성효 KBS 드라마 센터장은 최근 "가능하면 지나친 막장을 경계하려 한다"며 "작품의 퀄리티에 신경 쓰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KBS2 일일극은 막장 요소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 '이름없는 여자'를 비롯해'다시, 첫사랑''여자의 비밀''천상의 약속'등이 그렇다. '일일ㆍ주말극=막장'이라는 공식은 당분간 깨지지 않을 전망이다. 사진=KBS, MBC, SBS 제공

최지윤 기자 plai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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