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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임동혁 “언제나 노래하듯 연주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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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임동혁 “언제나 노래하듯 연주하고 싶어요”

입력
2017.06.2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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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쇼팽으로 ‘숨 고르기’

내년에는 슈베르트 연주 계획

25일 경기 수원시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독주회를 여는 임동혁은 "더 많이 연주하고 더 바빠지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도문화의전당 제공
25일 경기 수원시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독주회를 여는 임동혁은 "더 많이 연주하고 더 바빠지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도문화의전당 제공

“클래식 연주자로서 더 많이 연주하고 더 바빠지는 게 목표예요.”

25일 경기 수원시 경기문화의전당에서 열리는 독주회에 이어, 실내악 연주 그룹인 ‘디토’ 결성 10주년을 맞아 마련된 프랑스 첼리스트 고티에 카퓌송과의 듀엣 연주(27일),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등과 함께 무대에 오르는 갈라콘서트(내달 1일)가 예정돼 있는데 더 바빠지고 싶단다. 천재소년으로 세계 무대를 휩쓴 뒤 어느덧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피아니스트 임동혁(33) 이야기다.

“나이가 들면서 내성적이 되는 것 같다”며 그 동안 인터뷰 요청도 한사코 거부해 오던 그가 “큰 맘 먹고” 언론 앞에 섰다. 21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기자와 만난 임동혁은 자신의 연주와 음악관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지난해 11월 워너 클래식스 레이블을 통해 쇼팽 전주곡 전곡 음반을 발매하면서 투어 공연을 펼쳤던 임동혁은 이번 독주회 프로그램도 쇼팽의 곡으로 채웠다.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음악으로 잘 연주하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고전주의 곡을 칠 때에도 서정적인 해석을 하면 좋은데, 고전곡을 연주할 때는 고전적인 해석을 더욱 엄격하게 하다 보니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더라고요. 못하는 걸 잘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좋지만 자학이 되니까요.”

쉬는 날에는 침대에 누워 일어나지 않는 날도 있을 정도라고 자신의 일상을 소개했지만 임동혁은 연주에 있어서 만큼은 누구보다 엄격했다. 자신 있는 쇼팽을 연주하더라도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기 위해”, “다른 사람의 칭찬에 도취되지 않기 위해” 항상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제가 어떻게 연주했는지는 제가 제일 잘 알잖아요. 청중의 반응보다는 제 스스로 만족하지 못한 연주를 했을 때 가장 괴로워요.”

임동혁은 어릴 때부터 천재로 통했다. 2001년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3위(수상 거부), 2005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 입상(형 임동민과 공동 3위), 2007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4위 등으로 세계 3대 피아노 콩쿠르에서 모두 입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심사위원 판정에 불복한 이후 굳혀진 반항아의 이미지와 함께 성장통을 겪기도 했다.

“스스로 잘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임동혁은 결국 무대 위의 모습으로 자신을 증명하고 싶다고 했다.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열리는 독주회는 지난 3월 경기도전당이 피아노를 새로 구입할 때 임동혁이 직접 피아노를 고른 인연으로 마련됐다. 올해 쇼팽 프로그램으로 ‘숨 고르기’를 하고 있는 임동혁은 내년엔 슈베르트로 무대를 꾸밀 계획이라고 밝혔다. “쇼팽과 슈베르트 모두 서정적이라고 표현을 많이 하는데 사실 노래하는 게 중요한 곡들이에요. 제 목표는 언제나 무대에서 노래하듯 연주하는 거거든요. 피아니스트로서 꿈꾸는 무대는 오로지 ‘잘 치는 것’이 전부입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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