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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우면 다리 벌려’ 성추행 폭로하자 “생활부 잘 써주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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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우면 다리 벌려’ 성추행 폭로하자 “생활부 잘 써주겠냐”

입력
2018.08.01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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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피해 학생만 180명에 이르는 광주 모 여고 성추행 의혹과 관련, 가해 교사들이 학교생활기록부를 볼모로 학생들의 입막음을 시도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학생부는 학생들의 평소 학교 생활 등을 기록한 문서로, 상급학교 진학 때 평가 자료로 쓰인다.

성추행 의혹은 지난달 30일 처음 표면화했다. 이 학교 교장이 최근 광주시교육청에 성추행 피해를 신고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 학교 측은 신고 전 학생들을 대상으로 피해 전수 조사를 벌였는데, 피해자만 180명에 달하고 교사 11명이 연루된 것을 파악했다. 시교육청도 별도 조사를 벌여 피해 학생들의 주장이 상당수 사실임을 확인했다. 피해 학생들 대부분은 고3 수험생이었다. 현재 가해교사로 지목된 11명은 학생들과 분리 조치된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이 고교 학부모 A씨는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전화 인터뷰에서 자신의 아이로부터 들었다는 피해 사례를 공개했다. A씨는 “선생님들이 농담처럼 ‘엉덩이가 크다’, ‘가슴이 크다’, ‘여자는 각선미가 좋아야 된다’고 말하며 살짝살짝 (신체부위를) 만졌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금 더운 날이었는데 선생님이 들어와서 ‘너희들 더우면 커튼 벗겨라’, ‘다리는 벌려라’, 이런 식으로 말씀 하셨다고 한다”며 “어떤 선생님은 자신의 성매매 경험도 이야기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일부 가해 교사들은 사건의 파장이 커지자 학교생활기록부를 무기 삼아 학생들의 입막음을 시도하기도 했다. A씨는 “이번 일이 조금씩 표면화되니 선생님이 ‘너희들 이런 식으로 하면 생기부(생활기록부) 잘 써줄 수 있을 것 같냐’는 식으로 아이들을 협박했다고 한다”며 “그것 때문에 아이들이 더 화가 났다”고 말했다. 대학 진학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생활부 작성을 통해 성추행 은폐를 시도했다는 것이다.

A씨는 “학교 안에서는 선생님들이 권력자”라며 “(아이들이) 그것(생활부) 때문에 여태 말을 못 하고 있었던 것도 있다. 일단 아이들 보호 차원에서 (문제가 된) 선생님들이 정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 남부경찰서는 수사 의뢰가 정식 접수되는 즉시, 해당 학교에 대한 수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교육청으로부터 학생 대상 전수 조사 자료 등을 전달 받으면 이를 토대로 가해 지목 교사들을 차례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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