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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윤의 뻔한가요] "주인공은 해롱이?"…'감빵생활'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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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윤의 뻔한가요] "주인공은 해롱이?"…'감빵생활' 비화

입력
2018.01.25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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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감빵생활' 해롱이 이규형 [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어차피 주인공은 해롱이?”

tvN 종영극 ‘슬기로운 감빵생활’(감빵생활)의 최대 수혜자는 ‘해롱이’ 이규형이나 다름없다. 극중 이규형은 서울대 약대 출신 재벌 2세 마약사범 유한양으로 변신, 주인공 박해수보다 뛰어난 존재감을 드러냈다. ‘해롱이’ 앓이를 하는 시청자들이 한 둘이 아닐 정도. 신원호 PD는 이규형을 비롯해 박호산, 김경남 등 원석을 발굴하며 ‘응답하라’ 시리즈에 이어 또 한 번의 신드롬을 일으켰다.

신 PD는 애착이 많이 가는 캐릭터로 이규형이 연기한 한양을 꼽았다. “연극 ‘날 보러 와요’를 보고 이규형을 캐스팅했다. 정확하게 그 연기 톤으로 한양 캐릭터를 보여줬다”며 고마워했다. 한양을 통해 동성애 문제도 자연스럽게 녹였다. 이제 성소수자 문제도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져 시청자들이 불편해 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 “되도록 다양한 이야기를 던지고 싶었다. 보통의 이성애자들과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판단은 시청자들의 몫”이라고 돌렸다.

신 PD는 ‘응답하라’ 시리즈를 통해 서인국, 에이핑크 정은지, 류준열, 박보검, 걸스데이 혜리 등 수많은 스타들을 배출했다. ‘감빵생활’에선 연극, 뮤지컬 등에서 오랜 시간 실력 쌓은 무명스타들을 캐스팅해 의미를 더했다. “원석 발굴은 우리 팀의 능력이나 의지는 아니었다. 다른 제작팀도 원하는 부분일 것”이라며 “tvN의 자유로운 분위기 덕이 크다. ‘응답하라 1997’ 때부터 시작된 팀 컬러, 우리만의 일하는 방식 및 스타일이 됐다”고 짚었다. 일각에서 톱스타들을 배제한다는 지적에 대해 “소위 급이 높은 배우들을 일부러 캐스팅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시청자들이 ‘좋은 모자이크’ ‘좋은 오케스트라’ 같은 드라마로 느끼길 바랐다. 바람대로 ‘연기 구멍 없는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아 만족스럽다”고 설명했다.

신원호PD

‘감빵생활’은 야구선수 김제혁(박해수)이 하루아침에 범죄자가 돼 교도소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교도소, 동성애, 마약 등 어두운 소재를 다뤄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았을 터. 신 PD 역시 “감옥이라는 특수한 공간을 소재로 해 처음부터 폭발적인 흥행을 바라지 않았다”며 “개인적으로 ‘응답하라1997’ 정도의 시청률이 나오면 섭섭하진 않을 것 같았다. 그 숫자를 넘어서 만족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감옥, 범죄자에 대한 선입견이나 편견 때문에 시청자들이 안 보면 어쩌나 걱정했다.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편견 없이 받아 들여줘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감빵생활’은 시청률 11%를 넘으며 인기리에 종영했다. 흔한 범죄자들의 이야기가 아닌 교도소 사람들의 삶과 사랑에 초점을 맞춘 점이 신선했다. 무엇보다 신 PD는 범죄자들을 미화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었어’라고 범죄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싶지 않았다. 범죄 자체에 주목하기 보다 “수감자의 가족 등 교도소를 둘러싼 인물들의 사람 사는 이야기를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수감자들은 일반 사람들보다 굴곡이 많은 인생을 살았다고 보지 않나. 그 동안 시청자들이 못 본 다른 삶의 스토리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하는 이유다.

물론 호평만 가득했던 건 아니다. 교도소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이야기가 전개 돼 러브라인이 잘 살지 못했다. 특히 제혁과 지호(정수정) 커플 케미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신 PD는 “‘감빵생활’은 멜로드라마가 될 수 없는 구조다. 러브라인은 기획단계부터 흥행요소로 고려하지 않았다”며 “러브라인은 지호와 제희(임화영) 부분에 있었지만, 제혁과 준호(정경호) 미혼 남자들의 삶을 얘기하면서 사랑과 연애도 큰 부분이기 때문에 이들의 사랑이야기로 풀어냈다”고 해명했다.

걸그룹 에프엑스 멤버인 정수정을 캐스팅한 이유로는 ‘반전 매력’을 꼽았다. 정수정 역시 분량이 적어도 상관없다며 출연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 PD는 “처음엔 차갑고 도도한 이미지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만나보니 그렇지 않았다. 딱 그 나이 또래의 평범한 대학생 같았다”며 “이런 매력이 보여진다면 반전일 것 같았다. 연기도 잘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지윤 기자 plai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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