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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오토시승기] 매력적이지만 망설임도 느껴지는 캐딜락 CT6 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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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오토시승기] 매력적이지만 망설임도 느껴지는 캐딜락 CT6 터보

입력
2018.06.22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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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제하의 강상구 변호사가 캐딜락 CT6 터보의 시승에 나섰다.
법무법인 제하의 강상구 변호사가 캐딜락 CT6 터보의 시승에 나섰다.

강변오토칼럼을 통해 자동차의 법률 등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강상구 변호사가 캐딜락의 엔트리 플래그십 세단이자 ‘가성비’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다운사이징 터보 플래그십 세단, 캐딜락 CT6 터보를 만났다.

그 동안 캐딜락 CT6 플래티넘과 CT6 프리미엄(이상 V6)을 모두 경험했던 그는 캐딜락 CT6 터보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게 될까?

*아래는 강상구 변호사와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각색하였습니다.

캐딜락, 그 강렬한 존재감

다른 무엇보다 캐딜락 CT6 터보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강렬한 존재감이라 할 수 있다. 실제 CT6는 트림을 막론하고 5,185mm의 긴 전장과 3,109mm의 휠베이스를 갖춰 플래그십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체격을 자랑한다. 여기에 캐딜락 고유의 감성이 느껴지는 전면 디자인과 헤드라이트의 조화 역시 더해지며 ‘아메리칸 프리미엄’의 감성이 명확히 드러난다.

브랜드의 인지도나 브랜드에 대한 개개인의 밸류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근래에 등장한 플래그십 세단 중에서 캐딜락 CT6의 디자인은 상당히 인상적인 수준이며 개인적으로는 독일 산 플래그십 세단과 비교를 하더라도 존재감 자체에서는 결코 물러섬이 없는 존재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세로형 라이트나 거대한 프론트 그릴과 같은 요소도 시대의 변화 속에서 지켜지는 캐딜락 고유의 요소로서 누군가에게는 심리적 진입 장벽이 될 수 있겠지만 변화와 혁신을 외치며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잃어 가는 타 브랜드와 비교한다면 충분히 납득하고 또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라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은 CT6 터보의 경우 다른 CT6와 달리 싱글 타입의 듀얼 머플러 팁이 장착된 것이 아쉽다고 지적을 한다. 하지만 막상 다른 차량의 스티어링 휠을 쥐고 도로에 다니다가 CT6를 만나게 되면 그저 ‘아, CT6네?’라는 생각을 하지 범퍼 하단을 보고 트림을 분석하는 일은 없으니 결코 시각적인 단점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전체적인 디자인이나 구성 요소 등은 정말 우수한 편이지만 아직도 조립, 마감에 대한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제조 규격 기준이 다르기 때문인데 캐딜락이 글로벌 시장을 고려하고 있고 또 프리미엄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지켜가고자 한다면 이 기준을 더욱 엄격하게 조율하여 운영할 것을 권하고 싶다.

완성도 높은 플래그십의 실내 공간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CT6 터보는 CT6 터보의 엔트리 모델이기 때문에 실내 공간이 고급스러운 편은 아니다.

게다가 CT6 전 라인업의 판매 가격 조차 독일의 브랜드들과 비교하더라도 저렴하기 때문에 호화스러운 실내 공간을 기대하는 건 다소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차량에 부착된 가격표를 보고 다시 실내 공간을 본다면 전체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 것이 CT6의 실내 공간일 것이다.

최고 사양인 플래티넘에 비해 CT6 터보의 실내 공간은 분명 고급스러운 감성이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기본적인 가죽 소재나 크롬, 메탈 피니시 등의 적용 등이 정말 균형감 있게 적용되었다. 게다가 계기판이나 센터페시아의 디스플레이 패널 역시 전체적으로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다만 패널 중간중간 플라스틱이 사용되어 ‘감각적인 변화’의 부분이 아쉬운 편인데 이 부분은 향후 개선되길 바란다.

CT6 터보의 무기, 압도적인 2열 공간

하지만 CT6 터보의 가장 큰 무기는 바로 2열 공간이다.

7천 만원 이내에서 소유할 수 있는 수입차량 중 아마도 가장 넉넉하고 만족스러운 2열 공간을 제시한다. 상위 트림과 비교한다면 플래티넘에서는 2열 마사지 및 전동 시트나 프리미엄의 독립 공조 시스템이 다소 부러운 건 사실이지만 기본적으로 ‘다리를 꼬고 앉아도 넉넉한’ 레그룸은 여전하다.

등받이 시트 각도가 조금 서 있는 것 같지만 기본적으로 가죽의 질감이나 처리가 고급스러우며 수동 방식이긴 하지만 차양막이 존재해 외부의 시선도 피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또한 2열 시트 중앙에는 220V 파워 아웃렛은 물론 USB 충전 포트도 마련되어 있어 다양한 전자 기기를 충전, 사용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실제 장거리 출장 시에 노트북 등을 충전하며 다닐 수 있어 이동이 잦은 전문직들에게 어필될 수 있다.

경쾌하게 달릴 수 있는 CT6 터보

이전의 CT6 이전에 이미 CT6 플래티넘과 CT6 프리미엄을 모두 경험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CT6에 대해 상당히 높은 만족감을 가지고 있다. 다만 CT6 터보의 시승에 앞서서는 ‘엔트리 모델이 과연 어떤 매력을 가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예상 외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완벽하거나 또 최고의 선택이라 장담할 수는 없겠지만 CT6 터보는 나름대로의 매력을 가지면서도 기존의 CT6 상위 트림과는 또 다른 고유의 존재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보닛 아래에 자리한 2.0L 트윈스크롤 터보 엔진의 존재가 인상적이었다.

사실 엔트리 모델이기 때문에 조금 더 나긋하고 조용한, 그러니까 겸손한 존재일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으니 제법 존재감을 과시하는 사운드를 들려줬다. 고 RPM으로 올라가면 또 날을 세우며 ‘나 달릴 수 있어’라며 어필하는 것 같았다.

차량이 기존 CT6 프리미엄 및 플래티넘에 비해 180kg 가량 가벼운 체중을 갖췄지만 캐딜락 특유의 셋업 때문인지 발진 가속은 평범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속도가 붙기 시작하면 고속 영역까지 쭉 밀어주며 가속하기 때문에 출력에 대한 아쉬움이 들지 않는다. 제원만 보고 부정적인 우려를 표할 필요가 전혀 없을 정도로 잘 달린다.

실제 일반적인 주행 상황의 범주인 발진부터 시속 120km 전후의 영역에서는 CT6 터보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머리 속에 가득하다. 게다가 상위 트림 대비 가벼운 몸무게가 주행 곳곳에서 강점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시승을 하며 굳이 V6 사양을 구매할 필요가 없다면 CT6 터보로도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차량의 무게가 가벼워지면서 차량의 움직임이 기존 V6와 사뭇 다른 걸 느낄 수 있다. 단지 차량의 무게만 다른 것인지 혹은 서스펜션의 셋업까지 모두 변화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무게 중심의 이동이 V6 모델들에 비해 더 가볍게 움직이고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이 때때로 더 명확히 느껴지는 것 같다.

하지만 기본기는 우수하다. 후륜구동 방식이라 가끔 리어를 흘릴 때에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운전자가 제어할 수 있는 범주에 있으며 캐딜락이 자랑하는 코너링 성능에서도 운전자에게 확신을 준다. 실제 주행을 하면서 몇 차례 큰 코너를 파고들 일이 있었는데 차량의 자세도 안정적이고 조향에 대한 반응도 명확해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차량의 가볍게 변화하며 달라진 가장 큰 점은 바로 차량 조작에 있어서의 부담이 줄었다는 점이다. 후륜구동으로 바뀌면서 리어의 움직임이 조금 더 활발해진 것과 함께 차량 전방 부분의 무게가 줄어들었음을 확실히 느낄 수 있고, 덕분에 조향에 대한 전륜의 반응이나 그 움직임에서의 한층 경쾌한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상위 모델들과 직접적인 비교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코너링 성능을 절대적으로 평가하긴 어렵겠지만 AWD 시스템을 탑재한 상위 모델 대비 조향 감각이 한층 가벼운 점은 분명 매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캐딜락 CT6 터보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뛰어난 효율성이다. 실제 시승을 하면서 CT6 터보로 장거리 주행을 했고 또 연비를 측정하게 되었는데 총 560.7km에 이르는 거리를 달리면서 평균 15.8km/L라는 결과를 얻게 되었다. 고속도로와 국도, 도심 등을 모두 거치고 난 후에 이정도 수치라면 분명 만족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캐딜락의 망설임이 느껴지는 CT6 터보

CT6 터보는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괜찮은 플래그십 세단이자 또 타기 즐거운 대형 세단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기본기나 파워트레인의 셋업 그리고 주행의 움직임은 물론이고 실내외의 만족감이 뛰어나다.

하지만 가격 및 시장에서의 포지션 등을 고려한다면 조금 애매한 위치 선정을 했다는 생각도 든다. 차라리 조금 더 기능을 빼고 가격을 낮춰 ‘저렴하지만 프리미엄 브랜드의 차량’이라는 느낌을 주거나 ‘조금 더 화려하게 구성하고 가격을 올려’ 제대로 된 다운사이징 플래그십 세단의 존재감을 강조했으면 어땠을까?

물론 캐딜락 내부에서도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고 또 제품 기획에 있어서 브랜드의 가이드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구성이 최선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세그먼트의 경계를 노리는 핀 포인트 전략이 ‘애매함’으로 이어질 수 있을 우려는 분명 존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 강상구 객원기자(법무법인 제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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