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플라자 연령대별 분석 결과
3년간 70대 매출 상승폭 가장 커
시니어 대상 문화강좌ㆍ상품 확대
경기 성남시 분당에 사는 김이옥(72)씨는 일주일에 한두 번 인근 백화점에서 시간을 보낸다. 문화센터에서 ‘노래 교실’ ‘노화 방지 요가’ 등을 수강하고 또래 수강생이나 친구들과 식당가에서 식사하고 차를 마신다. 김씨는 “옷이나 화장품 코너를 둘러보다 지하 식품관에서 저녁 찬거리를 사 들고 집으로 가곤 한다”며 “한 자리에서 밥 먹고 차 마시고 할 수 있어 친구들 정기모임도 백화점에서 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시니어 층이 백화점의 새로운 ‘블루슈머(Bluesumerㆍ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소비자)’로 뜨고 있다. 최근 백화점의 큰 손인 시니어 고객 중 특히 70대의 매출이 가장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K플라자는 19일 최근 3년간 AK멤버스 회원의 연령대별 구매 패턴을 분석한 결과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70대의 매출이 15% 신장했고, 60대는 11%, 50대는 4% 늘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20~40대의 매출이 1~2% 정도 상승한 것을 감안했을 때 70대의 매출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유통업계는 50대 이상 시니어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외모와 건강관리에 관심을 갖는 시니어 소비자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을 찾는 시니어들의 경우 자신뿐 아니라 손주들을 위해서도 쉽게 지갑을 연다”며 “시니어 대상의 문화센터 강좌를 늘리고, 매장 상품 진열을 조정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AK플라자에선 지난해 12월 문화아카데미 ‘뉴시니어 라이프 패션모델 학교’를 수료한 50~80세 고객들이 직접 모델로 참여하는 패션쇼가 열리기도 했다.
AK플라자는 20~26일 구로 본점과 분당점에선 1~5층 전 층의 본매장과 행사장, 이벤트홀에서 시니어들을 위한 상품들만 모은 기획전 ‘클래시 골든 라이프 페어’를 진행한다. 시니어 기획전이 한 개 층이 아닌 백화점 전 층에서 이뤄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해외명품, 화장품, 골프용품, 패션, 헬스케어 등의 상품들을 최대 70% 할인 판매한다.
시니어들이 백화점을 선호하는 이유는 젊어서부터 다녀 친근하기도 하지만 하기 힘들고 믿기 어려운 온라인쇼핑 보다는 오프라인 쇼핑이 더 익숙하기 때문이다. AK플라자 관계자는 “고령 고객 증가는 새 고객층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라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며 “안마의자 등 헬스케어 제품이 새로운 상품군으로 자리 잡는 등 상품의 종류나 문화아카데미 프로그램이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원 선임기자 sung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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