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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진 기자

등록 : 2014.09.23 04:40
수정 : 2014.09.23 18:25

"성매매는 범죄" 인식 확산… 풍선효과 논란·솜방망이 처벌은 숙제

'성매매 특별법' 시행 10년의 성과와 한계

등록 : 2014.09.23 04:40
수정 : 2014.09.23 18:25

대구 여성·시민단체

대구여성인권센터 등 지역 여성단체 활동가들이 성매매방지특별법 시행 10년을 맞아 22일 대구시청 앞에서 대표적 성매매집결지인 자갈마당 폐쇄를 촉구하고 있다. 대구=뉴시스

성매매특별법은 성매매를 근절하고 성매매 피해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2004년 9월 23일 시행돼 23일로 10년을 맞았다.

2000년 9월 군산 대명동, 2002년 1월 개복동 성매매 집결지에서 발생한 화재로 모두 19명의 성매매 여성이 감금당한 채 사망한 사고는 우리사회의 성산업 실태와 성매매 여성들의 인권상황을 고스란히 드러냈고, 특별법 제정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하지만 10년이 흘러 음지로 숨은 성매매 산업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법을 비웃는 성매매 현장은 도처에 가득하다. 그렇다면 특별법은 효과가 없었던 것인가. 지난 10년간 성매매 현황을 보여주는 실증적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현재로선 정부와 학계도 쉽게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특별법에 따라 3년에 한번씩 발표해야 하는 국내 성매매 실태 보고서는 2010년을 마지막으로 통계조사 방법 등에 대한 이견으로 아직 나오고 있지 않다.

다만 전문가들은 특별법 10년이 남긴 가장 큰 성과는 성매매가 범죄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단속을 강화했다는 점을 꼽는다. 성을 파는 여성이면 무조건 처벌하던 관행에서 성매매를 강요당한 여성들을 피해자로 규정, 형사처벌을 면제한다는 점에서 인권보호의 의미도 있었다. 지난해에는 성매매가 이뤄진 건물, 토지 등이 몰수되거나 성매매 업소를 광고한 인터넷 사이트 운영자에게 실형이 선고돼 성매매 근절 차원에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10년간 10번이 넘는 개정을 통해 진화한 특별법은 그러나 여전히 한계를 안고 있다.

우선 이른바 풍선효과 논란이 점차 커지고 있다. 풍선의 한 쪽을 누르면 다른 쪽에서 부풀어 오르는 것처럼 특별법이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물론 신종 성매매 업소가 기승을 부리는 것을 단순히 풍선효과로만 볼 수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성을 사고 팔 수 있다는 남성들의 그릇된 인식이 고쳐지지 않은 상황에서 인터넷과 스마트폰 문화가 접목되자 성매매가 훨씬 은밀한 곳에서 쉽게 이뤄지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정미례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공동대표는 “법이 있어서 그나마 성매매 확산을 막고 있는 것”이라며 “단속의 지속성, 확실성만 있다면 성매매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보다 근원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특별법 시행 10년을 맞아 여성ㆍ시민단체들이 지난 19일 성매매에 제공되는 토지와 건물을 제공하는 건물주 및 토지주 87명을 고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특별법은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건물을 제공하는 행위’를 ‘성매매알선 등 행위’에 해당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그동안 제대로 된 법집행이 없었다.

성구매자는 물론이고 성매매 업주 등이 성매매로 얻는 이익보다 처벌이 가벼워 보다 엄정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법무법인 원의 원민경 변호사는 “지난 10년간 검찰이 성매매 업주에게 벌금 500만원 정도에 약식기소를 해와 피의자들이 대부분 실형을 면했다”고 설명했다.

특별법이 성매매 여성에 대한 인권 보호나 재활 교육에 있어서도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반성도 나온다. 원 변호사는 “물리적인 폭력이나 감금, 사기 등 채무변제를 빌미로 한 성매매 강요가 다양한 형태로 계속되고 있음에도 여성들이 강제성을 입증하지 못해 여전히 성구매자와 공범관계에 놓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사기관의 전문성 강화도 과제다. 장임다혜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방경찰청 단위에는 성매매 단속ㆍ수사 전담팀이 있지만 일선 경찰서에는 성매매 단속(생활질서계)과 수사(수사과 경제팀ㆍ형사과 강력팀) 부서가 구분돼 있어 효율적인 수사를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장재진기자 blan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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