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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병 ‘거식증’ 때문에… 평창행 포기한 피겨 스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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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병 ‘거식증’ 때문에… 평창행 포기한 피겨 스타들

입력
2018.01.05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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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리프니츠카야 조기 은퇴…미 그레이스 골드 시즌 포기

율리아 리프니츠카야. AP 연합뉴스
율리아 리프니츠카야. AP 연합뉴스

화려한 주니어 시절 성적으로 주목을 받았던 일본의 여자 피겨스케이팅 선수 스즈키 아키코(32)는 10대 때 코치로부터 몸무게를 1㎏ 정도만 감량하면 점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조언을 들었다.

체중 감량에 들어간 스즈키는 1㎏이 아니라 16㎏을 두 달 만에 뺐고, 160㎝에 32㎏이 된 그는 거식증 진단을 받으며 한 시즌을 통째로 날려야 했다.

적정 체중 유지를 위해 엄격하게 식단을 관리해야 하는 피겨선수들에게 거식증 등 식이장애는 드물지 않은 '직업병'이다.

로이터통신은 4일(현지시간) "체중이 가벼울수록 연기에 유리하고, 미학적인 것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 피겨스케이팅에서 식이장애는 오래된 문제"라며 "그러나 올해는 그 사례가 더욱 많다"고 피겨선수들의 식이장애 실태를 조명했다.

스즈키는 거식증 치료 후 1년 만에 제 몸무게와 제 기량을 되찾고 성공적으로 복귀했다.

그러나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둔 이번 시즌 거식증 탓에 완전히 빙판을 떠난 선수도 있다.

4년 전 소치올림픽에서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여자 싱글 1위를 차지하며 러시아에 단체전 금메달을 안긴 율리야 리프니츠카야는 지난해 조기 은퇴를 발표해 피겨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아직 19살로 선수로서 한창나이였으나 거식증이 발목을 잡았다.

유럽에서 3개월간 거식증 치료를 받고 돌아온 리프니츠카야는 러시아빙상연맹에 은퇴 결정을 통보했다.

리프니츠카야는 연맹 웹사이트에 "거식증은 21세기의 질병"이라며 "흔한 병이지만 안타깝게도 모두가 거식증에 맞설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역시 소치올림픽 스타인 미국의 그레이시 골드(22)도 지난해 8월 식이장애와 우울증 치료를 위해 이번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에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골드는 지금 평창 대표선발전을 겸해 열리고 있는 미국선수권대회에도 불참했다.

전문가들은 더 완벽한 연기를 해야 한다는 중압감과 코치나 부모의 압박 등이 선수들을 무리한 다이어트로 내몰면서 식이장애로까지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미국 남자 피겨스타 조니 위어는 로이터에 "몸무게 차이가 가져오는 결과 차이가 매우 크다"며 "체중이 불어난 상태로 오랜만에 스케이트를 타면 무릎과 발목의 모든 신경이 늘어난 몸무게에 반응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회고했다.

위어는 그러나 과거보다는 특정한 체형에 대한 선호도가 약해진 데다 거식증에 대해 쉬쉬하는 분위기도 없어져 상황이 점점 나아질 것이라며 "리프니츠카야와 골드가 용감하게 털어놓으면서 선수 부모나 코치들도 더욱 조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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