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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통일 염원 그림에 태극기ㆍ인공기 나란히 걸렸다고 문제 삼은 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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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통일 염원 그림에 태극기ㆍ인공기 나란히 걸렸다고 문제 삼은 자유한국당

입력
2018.01.04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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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문제 삼은 우리은행 2018년 탁상 달력 그림. 우리은행
자유한국당이 문제 삼은 우리은행 2018년 탁상 달력 그림. 우리은행

자유한국당이 태극기와 인공기가 함께 그려진 초등학생의 통일나무 그림을 두고 “대한민국 안보 불감증의 자화상을 보는 것 같다”고 비난해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우리은행은 올해 탁상용 달력을 제작하면서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후원으로 개최한 ‘제22회 우리미술대회’ 유치ㆍ초등부에서 상을 받은 한 초등학생의 그림을 실었다. 이 그림은 ‘쑥쑥 우리나라가 자란다’는 주제로 그려졌다. 그림에는 통일 나무를 중심으로 태극기와 인공기가 함께 걸렸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이 그림에 인공기가 들어간 것을 문제 삼기 시작했다. 지난 3일 오후 김재경 이종명 자유한국당 의원을 비롯해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 등이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앞에서 ‘우리은행 인공기 달력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자유한국당 측은 “이번 인공기 달력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일부는 손태승 우리은행장에게 기자 회견문을 전달하겠다며 은행 진입을 시도하는 등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인공기가 그려졌다는 이유로 자유한국당이 초등학생 그림을 문제 삼자 정치권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초등학생 그림까지 색깔론을 펴는 것은 지나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4일 “어린이 동심까지 빨갱이 조작에 이용하는 게 제정신이냐”며 비난했고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근혜 정부 때도 북한 인공기가 그려진 초등학생들 수상작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이 공개한 자료 등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3년과 2015년 통일부가 주최한 그림 대회 입상작들에도 인공기가 그려져 있다.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이 4일 국회에서 인공기가 그려진 초등학생 그림이 실린 우리은행 달력을 문제 삼은 자유한국당을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이 4일 국회에서 인공기가 그려진 초등학생 그림이 실린 우리은행 달력을 문제 삼은 자유한국당을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부 누리꾼들도 박근혜 정부 당시 통일부가 주최한 ‘포스터 경진대회’ 수상작 중에도 태극기와 인공기가 나란히 걸린 그림이 있다고 주장하며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식 발상”이라고 자유한국당을 비판했다.

초등학생 달력 그림 논란은 앞서 지난달 28일 해당 그림을 접한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사회관계망서비스인(SNS)인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김 의원은 “우리은행 2018년 탁상 달력 그림인데 저는 민노총 달력인 줄 알았다”고 언급했다.

김 의원에 이어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도 지난 1일 논평을 통해 “친북 단체도 아니고 공적 금융기관 달력에 인공기 그림이 들어가 있는 것을 보고 두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히며 비난에 가세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역시 이날 신년인사회에서 “지금 인공기가 은행 달력에도 등장하는 세상이 됐다”고 말해 논란을 키웠다.

달력 그림과 관련해 우리은행 측은 “22년 동안 진행해 온 미술 대회에서 수상한 그림을 달력에 실은 것일 뿐”이라며 “미대 교수들이 독립적으로 심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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