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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여성장애인, 남성의 절반에도 못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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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여성장애인, 남성의 절반에도 못 미쳐

입력
2017.02.2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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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장애여성에 육아는 더 큰 부담

지난해 경제활동 22.4% 불과

남성과 격차 점점 벌어져

월급도 102만원… 남성의 절반

청각장애 4급의 김모(46)씨는 대학 시절에 사무 보조 아르바이트, 졸업 뒤에는 가구 판매원으로 일하는 등 왕성한 경제활동을 했다. 하지만 1998년 결혼 뒤 아이를 낳고부터 회사생활을 접었다. 아이와의 소통 문제 등 비장애인보다 육아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해 일ㆍ가정 양립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김씨는 “아이들이 어느 정도 성장한 뒤 재취업을 준비했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어릴 때 어깨너머로 배운 조선소 용접일까지 고려했다”며 “수 차례 시도 끝에 병원 약국에서 간신히 시간제로 사무 보조 업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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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육아의 양립은 대한민국 모든 여성들에게 쉽지 않은 과제이지만, 장애인 여성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20일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의 ‘2016년 장애인경제활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15세 이상 남성장애인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0.3%지만 여성은 이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22.4%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격차가 27.9%포인트에 달한다.

이는 전체 인구(장애인+비장애인)에서 남성(74.3%)과 여성(52.7%)의 경제활동참가율 격차인 21.6%포인트보다도 6.3%포인트 높다. 특히, 장애인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전년에 비해 1.6%포인트 증가한 반면, 여성은 0.2%포인트 감소하는 등 격차는 더 벌어지는 추세다. 경제활동참가율은 15세 이상 인구 중 일자리를 가지고 있거나(취업자) 가지려고 노력한 이들(실업자)을 합한 경제활동인구의 비율을 의미한다.

장애인의 경우 남녀 격차가 더 큰 배경에는 신체적 장애로 인해 육아가 훨씬 어려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관계자는 “비장애인에 비해 아이를 돌보기 위해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요하는 장애인 여성은 경력이 단절될 확률이 더 높을 수밖에 없다”며 “때문에 아이가 큰 뒤 다시 취업 전선에 뛰어들더라도 경력과 무관한 시간제 일자리 등 질 낮은 일자리를 얻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고용의 질적 측면에서도 장애인 여성은 남성보다 열악한 처지에 있었다. 남성 장애인 임금 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율은 57.4%였으나 여성은 72.2%로 15%포인트 가량 높게 나타났다. 장애인 여성 임금 근로자의 최근 3개월간 월평균 임금 역시 102만2,000원으로 남성(190만8,000원)의 절반을 간신히 넘는 수준이었다. 공단 관계자는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초과한 사업주 중 여성장애인을 고용한 사업주에게 남성장애인을 고용할 때보다 월 10만~20만원 이상의 추가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실제 여성장애인 일자리를 늘리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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