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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도, 빙상도 미투... 방송 근로자 90%가 성폭력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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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도, 빙상도 미투... 방송 근로자 90%가 성폭력 피해

입력
2018.04.18 16:2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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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Me too)’ 폭로가 바둑계 등 체육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방송계에선 방송 근로자 10명 중 9명이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18일 바둑계에 따르면 최근 기사회 전용 비공개 게시판에 남녀 프로기사 간 성추행과 성폭행을 알리는 글이 올라왔다. 한국에서 활동 중인 외국인 여성 프로기사 A씨는 9년 전 남자 김성용(42) 9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A씨는 “2009년 6월 5일 김성룡 9단의 집에 초대를 받았다. 같이 오기로 한 친구를 기다리다가 술을 많이 마셨고, 그의 권유대로 그의 집에서 잠을 잤다”고 상황을 설명한 뒤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김 9단이 성폭행 일주일 뒤에도 술에 취해서 자신의 오피스텔에 찾아왔다고 밝혔다. A씨는 김 9단이 지금도 여러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고 바둑계에 영향력 있는 인물로 올라섰으며, 그만큼 당시 일을 잊기 힘들어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 9단은 한국기원 홍보이사를 지냈고, 현재 바둑 해설가로도 활동 중이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기원은 17일 미투 운동 대응을 위한 임시 운영위원회를 열고 윤리위원회를 구성해 사실관계 확인에 착수했다. 조만간 김 9단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윤리위원장은 한국기원 이사인 임무영 대전고검 검사가 맡았다.

빙상계에선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최민경씨(36)씨가 대한체육회 여성간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17일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대한체육회 직원으로 근무 중인 최씨가 같은 부서 여성간부 A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고소장을 제출해 약 3시간 고소인조사를 진행했다고 18일 밝혔다. 최씨는 지난해 7월 한 노래방에서 A씨가 자신에게 입맞춤을 하는 등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곧 피고소인 A씨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방송계갑질119와 방송스태프노조 준비위원회는 18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23명(여성 209명·남성 14명)을 대상으로 한 ‘2018 방송제작현장 성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9.7%(200명)가 성추행, 성폭행 등 피해 경험이 있었다.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나 평가’가 70.4%(157명)로 가장 많았고, ‘음담패설 및 성적 농담(전화, 문자, SNS 포함)’이 57.8%(129명), ‘회식에서 술을 따르거나 옆에 앉도록 강요하는 행위’가 49.3%(110명)이었다.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응답자 194명 중 80.4%(156명)는 상황을 참고 넘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신분상의 열악한 위치’ 때문(57.7%, 90명)이다. 전체 응답자 중 88.3%(197명)는 방송사가 성폭력 사건을 인지해도 적절하게 처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송스태프노조 준비위원회는 방송업계 성범죄 사건이 해결되지 않는 핵심 원인을 비정규직 근로자 비율이 높은 고용형태에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윤태석기자 sportic@hankookilbo.com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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