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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美대통령을 알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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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美대통령을 알고 싶다면...

입력
2017.01.2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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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 내각 각료 인준안에 서명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 내각 각료 인준안에 서명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그래도 집권하면 뭔가 달라지겠거니 했다. 외곽에서 비판하고 공격하는 것과 실제 책임을 지면서 일을 이끌고 나가는 것은 그 문법 자체가 다르니까. 그런데 진짜 행동에 돌입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선언하더니,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폐기를 공식화했다. 한국도 이제 한미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 요구에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출판계는 ‘의문의 사나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이해하기 위한 책을 쏟아내고 있다. 기존 정치 문법으로 해석이 안 된다는 트럼프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원래 트럼프가 쓰거나 트럼프를 다룬 책은 2000년 이후 40여종이 넘는다. 그러나 ‘정상으로 가는 길’(황금가지 발행), ‘트럼프의 억만장자처럼 생각하라’(물푸레 발행)처럼 대개 그를 ‘괴짜 부동산 재벌’로 간주한 자기계발서쪽에 가깝다. 그가 대통령 후보로 거론될 때도 ‘막말이나 일삼는 비주류 이단아’라는 시각 때문에 제대로 된 책이 나오지 않았다. 심지어 내용은 제법 수준 있는 철학적 분석임에도 제목은 ‘또라이 트럼프’(한국경제신문사 발행)라는 노골적 단어를 쓴 책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전후해 관심 높아지고 있는 트럼프 관련 서적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전후해 관심 높아지고 있는 트럼프 관련 서적들.

이 분위기를 뒤집은 게 지난해 중반 출간된 ‘트럼프 대통령에 대비하라’(라온북 발행)였다. 김창준 전 미 연방 하원의원과 국제문제 전문가 김원식씨가 함께 쓴 이 책은 힐러리 클린턴이 예상 외로 비호감인 후보인데다,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오는 트럼프 열풍이 무시 못할 수준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트럼프를 진지하게 바라볼 것을 주문했다. 그 뒤 지난해 8월 이후 23종에 이르는 책이 나왔다.

이 가운데 어떤 책이 좋을까. 가장 공통적으로 꼽히는 책은 ‘거래의 기술’이다. 1987년 저널리스트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써낸 책으로 미국에서는 400만부 이상 나갔고, 국내에서도 몇 번에 걸쳐 새롭게 번역되어 나왔다. 부동산 재벌이기만 하던 시절에 자신의 사업 성공비결에 대해 써놓은 일종의 자서전이다. 만나고, 포섭하는 등 사람을 다루는 기술과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문제를 어떻게 파악, 분석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의 호언장담은 괜한 소리가 아니며 오히려 협상을 위해 정교하게 구성된 언어와 행동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얘기도 여기서 나온다. 책에는 ‘지렛대를 사용하라’ ‘최악의 경우를 항상 생각하라’ 등 나름의 노하우들도 있다.

또 다른 책은 2015년 출간된 뒤 지난해 번역된 ‘불구가 된 미국’이다. 일종의 대선출마선언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진지한 후보의 입장에서 자신의 생각을 밝혀뒀다. 비판도 있었다. 구체적 정책방안에 대한 디테일이 부족하다는 지적이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내 패는 보여주지 않는다”고 응수했다. 여기서도 트럼프는 자신이 “모두가 만족하기를 바라는 외교관”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든 이겨서 “최고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하는 실용적 기업가”임을 강조했다. 논란이 되는 불법이민, 대중국 정책, 환경정책 등도 여기에서 설명하고 있다. 논란조차 두려워 않는다. “항상 논쟁을 일으킬 말을 기대하며 상어떼처럼 몰려드는 기자들”의 기대에 부응했을 뿐이라고 해뒀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차관보급 실무진용이 다 짜여지지 않아 아직은 대선 후폭풍 수준”이라 평하면서 “그러나 개인으로서의 트럼프를 다룬 ‘거래의 기술’, 대선후보로서의 트럼프가 드러나는 ‘불구가 된 미국’을 통해서 본 트럼프는, 행동 순서나 속도는 조정할 지 모르겠으나 방향성 만큼은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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