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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희망펀드 9개월... 희망이 시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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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희망펀드 9개월... 희망이 시들었다

입력
2016.06.0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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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창출 마중물” 주장과 달리

계약직 포함 100여명 취업이 전부

계획도 허술… 취업난에 도움 안 돼

기부자 급감해 지난달엔 고작 26명

지난해 9월 사상 최악의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년들을 돕자며 박근혜 대통령의 제안으로 탄생한 청년희망펀드가 출범 9개월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 자발적 기부로 조성된 청년희망펀드가 일자리 창출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란 출범 당시의 정부 설명과 달리 그간 펀드의 도움으로 취업에 성공한 이들은 고작 100명 남짓에 불과하다. 국민의 기부 열기도 빠르게 식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선 정부 주도로 만들어진 청년희망펀드가 결국 우려했던 대로 이벤트성 대책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온다.

7일 전국은행연합회와 청년희망재단에 따르면 5월 말 현재 청년희망펀드에 모인 전체 기부금액은 1,392억2,714만원으로 집계됐다. 청년희망펀드로 들어온 돈의 70%(991억988만원)는 기업이 직접 기부한 돈이다. 나머지 30%(401억1,726만원)는 청년희망펀드 취지에 공감한 일반 국민이 시중은행에서 공익 신탁 계좌를 만들어 기부했다.

하지만 올 들어 청년희망펀드에 돈을 기부하는 가입자 수는 급감하는 추세다. 출범 초기인 지난해 9월엔 가입자 수가 한달 만에 5만여명이 넘어섰지만 지난달엔 불과 26명에 그쳤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엔 대통령이 직접 나서면서 국민의 관심을 반짝 끌었지만 점점 관심이 식어가고 있다“며 “별다른 성과가 없는데 누가 나서서 기부를 하겠느냐”고 말했다.

청년희망펀드에 모인 돈은 지난해 10월 비영리 공익재단법인으로 세워진 청년희망재단이 관리하는데, 지금까지 청년희망재단을 통해 실제 정규직으로 취직한 사람은 80명 안팎에 그친다. 일자리의 질도 높지 않아, 이들의 평균 연봉은 2,400만원으로 전체 근로소득자 평균 연봉(3,170만원)에 한참 못 미친다. 해외 단기 계약직 취업자 25명을 포함해도 지금까지 취업자가 100명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재단의 사업계획도 허술하기 짝이 없다. 재단은 올해 198억원을 청년 일자리 사업에 쓸 예산으로 편성했는데, 청년 글로벌 보부상 사업에 가장 많은 예산(67억5,000만원)을 배정했다. 청년들에게 해외지사에서 일할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인데, 1년 단기 계약직에 불과해 취업난 해결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위해 재단은 체재비를 포함해 해당 기업에 비용의 80%를 지원한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청년희망펀드가 일회성 행정에 그치지 않으려면 정부나 일반 구직업체들이 하는 것과 달라야 하는데 거의 차이가 없다“며 “단기 성과를 쫓아 일자리 창출과 관계 없는 해외체험 등의 대책에 매달리면 큰 성과 없이 기금만 갉아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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