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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피’는 사이버 공격? 미 정보당국 대북 정보전 준비에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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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피’는 사이버 공격? 미 정보당국 대북 정보전 준비에 총력

입력
2018.02.16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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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지니아주 랭글리에 있는 중앙정보국(CIA) 건물에서 한 청소담당 직원이 CIA 상징이 그려진 복도를 청소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버지니아주 랭글리에 있는 중앙정보국(CIA) 건물에서 한 청소담당 직원이 CIA 상징이 그려진 복도를 청소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정보기관들이 대(對)북한 첩보와 사이버전쟁에 대비해 전례 없는 규모로 움직이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가 전했다. 특히 북한이 가상화폐를 통해 제재를 우회하고 있다고 보고 이마저 해킹으로 제압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 매체는 ‘모든 눈이 북한으로 쏠리고 있다’는 제목으로, 미 정보당국의 움직임에 정통한 관계자 6명을 인용해 북한 정보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 전직 관리는 “만약 (미국이 북한을 공격한다면) 첫 공격은 사이버 공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선제타격을 암시하는 이른바 ‘코피작전’은 실제 무력이 아니라 사이버전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미사일 개발을 본격화한 지난 6개월간 미국 정부는 한국과 일본을 경유해 북한의 사이버망을 교란하기 위한 기초 공사를 진행해 왔다. 북한으로 진입하는 광섬유망을 깔고 원격 기지와 정보 수집 장소를 설치해, 해커들이 외부로부터 철저히 봉쇄돼 있는 북한 인터넷망의 진입로를 찾을 수 있게 하려는 것이었다.

또 미국 첩보원들은 북한 관련 훈련된 전문가와 기술 인프라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내부의 지역 분석가 인력 또한 재배치되고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지난해 5월 버지니아주 랭글리 본부에 한국임무센터를 설립한 데 이어 한국어를 공작부서의 6대 핵심언어로 지정하고 억대 연봉을 약속하며 한국어 능통 요원을 모집했다. 국방부 산하 정보담당부서인 국방정보국(DIA) 역시 유사시 자원을 동아시아로 배치하는 비상계획을 마련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이들은 지금까지 주로 대테러 혹은 마약밀수 방지 업무를 맡아 왔다.

한국 담당 대표를 모집하는 미국 국가정보국장실의 채용 공고. usajobs.gov
한국 담당 대표를 모집하는 미국 국가정보국장실의 채용 공고. usajobs.gov

미국 정부의 모든 정보기관을 통솔하는 국가정보국장실(ODNI)은 정보당국이 북한에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ODNI는 이달 초부터 ‘한국 담당관’을 모집 중인데 “정보 수집, 분석, 첩보작전, 지원상황을 전반적으로 관리 감독하는 역할”을 맡은 중책이다.

특히 대북강경파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장이 북한을 타격할 작전을 수행할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거론한 CIA에서는 사이버공격의 핵심 목표로 가상화폐(암호화폐ㆍcryptocurrency)를 지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직 관료는 포린폴리시에 “그들이 이제 비트코인을 해킹할 이유를 찾은 것 같다”라며 비트코인 거래소를 향한 대규모 공격이 “활시위를 놓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까지 미 국가안보국(NSA)의 동아태 사이버위협사무소에서 일한 사설 디지털정보기업 직원 프리실라 모리우치는 포린폴리시에 “북한이 경제제재를 우회할 수단으로 가상화폐에 주목해 거래소 해킹을 통한 가상화폐 탈취를 시도했다”라며 “현금화 시점에 따라 최소 1,500만달러에서 2억달러까지 이득을 봤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모리우치는 “미국은 현재 경제제재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기에 다른 지렛대를 찾고 있다”라며 “가상화폐는 그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린폴리시도 “디지털 화폐를 공격 대상으로 고려하는 것은 과격한 레토릭과 실제 공격 사이 중간적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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