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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진안군수의 습지개발, 선거 도와준 친구 위한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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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진안군수의 습지개발, 선거 도와준 친구 위한 선물?

입력
2016.05.3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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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억 들여 조성하는 인공습지

측근 땅 1만5000㎡ 포함 논란

道 “부적합한 지형” 반려한 사업

취임 뒤 부지ㆍ예산 키워 밀어붙여

전북 진안군이 추진하고 있는 진안 운산 인공습지 조성사업 부지에 이항로 진안군수 측근 A씨 소유의 토지가 상당수 포함돼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전북 진안군이 추진하고 있는 진안 운산 인공습지 조성사업 부지에 이항로 진안군수 측근 A씨 소유의 토지가 상당수 포함돼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80억원대의 예산이 투입되는 전북 진안군 운산 인공습지 조성사업이 현직 군수 측근의 땅을 매입하기 위해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30일 진안군에 따르면 광역상수원인 용담호의 수질 보전을 위해 상류지역 하천의 오염원을 막고자 79억5,400만원을 들여 진안천 주변 군상리와 운산리 8만6,000㎡ 부지에 인공습지를 조성 중이다. 진안군은 환경부의 사업 승인을 마쳤고 이달부터 실시설계와 환경영향평가, 시설결정 등을 거쳐 내년 착공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사업 부지에 이항로 군수의 오랜 친구로 지방선거 당시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A씨의 토지 7필지 1만5,000여㎡가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부지는 A씨가 2002년 매입해 골재선별장으로 사용한 뒤 10년 가까이 방치해온 땅이다. A씨는 이 군수가 공무원 시절부터 골프를 함께 치는 등 10여년 간 친분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진안군은 앞서 2013년 A씨의 토지를 포함한 1만9,000㎡의 인공습지 조성을 추진했으나 전북도가 2014년 3월 투융자심사에서 “타당성이 없다”며 반려했다. 전북도는 당시 “해당 부지가 진안천보다 높은 하방(下方)으로 물이 자연 유입되지 않아 수량 확보가 어렵고 사업효과도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업을 무산시켰다. 진안군 내에서도 이 부지가 진안천과 떨어져 있어 하천에 보를 세워 물을 가둔 뒤 도수로를 통해 강제 이동해야 한다는 이유로 반대의견이 제시됐다.

하지만 이 군수는 2014년 7월 취임한 직후 담당 과장을 불러 “이 사업을 다시 추진할 수 있도록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3개월 뒤인 10월 진안군은 재추진을 결정하고 뚜렷한 보완 대책 없이 부지면적과 예산 규모만 늘린 채 사업을 밀어붙였다. A씨의 토지는 새 조성부지에도 모두 포함됐으며 예산도 46억원에서 79억5,40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당시 이 사업을 추진했던 직원은 “진안천은 물이 깨끗해 굳이 인공습지를 조성할 필요가 없었다”며 “사업을 보완하라고 했더니 땅을 사들이고 예산만 늘려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다는 의구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예산이 커지고 부지가 지형상 사업 목적에도 맞지 않는데다 효과마저 검증되지 않았지만 사업이 승인된 것을 두고 환경부 현장실사와 예산 심의가 부실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진안군은 이 사업 예산의 10%만 내고 나머지는 국비 50%와 환경부의 기금 40%로 충당된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사업부지에 군수와 연결된 특정인의 땅이 포함된 사실을 알지 못했고 사업 승인과정에서도 고려하지 않았다”며 “현장실사는 철저히 했고 물을 강제 이동하는 방안은 설계단계에서 기술적으로 처리될 것으로 보고 진안군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진안=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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