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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만든 예술작품 즐기고 돗토리의 전통미 맛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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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만든 예술작품 즐기고 돗토리의 전통미 맛보고”

입력
2016.06.09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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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년의 시간이 만든 거대한 사구가 반긴다. 그 사구의 모래로 만든 모래조각은 찰나의 감동을 선사하고 사구에서 이어진 바다를 따라선 비경의 뱃놀이가 운치를 더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소박한 성하마을에선 전통의 향취 가득한 온천이 일본 어디서도 만날 수 없는 진풍경을 연출하니 돗토리와 마주한 여행자의 심신은 이미 힐링으로 충만한지 오래다.

모래로 만든 정교한 모래조각상
모래로 만든 정교한 모래조각상
석양의 사구 해안을 무대로 즐기는 SunSet YOGA
석양의 사구 해안을 무대로 즐기는 SunSet YOGA

돗토리시를 찾으면 거대한 모래의 왕국이 가장 먼저 반긴다. 마치 사막처럼 바다를 마주하고 거대하고 광활한 모래언덕이 자리하는데 우리에게는 물론, 일본에서도 흔치않은 자연풍광이기에 돗토리로의 여행자들의 발을 자연스레 이끌어낸다. 이름은 모래언덕이라는 뜻의 사구(砂丘)다.

돗토리에 사구가 형성된 것은 약 3만 년 전의 일이다. 우리의 동해와 마주하는 해안을 따라 길이 약 16km, 폭 2km에 걸쳐 모래융단이 널찍하게 얼굴을 내보인다.

사막지대와 같은 대규모의 사구가 자리한 것도 신비롭지만 특히 바람이 불 때마다 모래바닥의 흐름이 바뀌는 ‘풍문’이 나타나 마치 모래바닥을 캠퍼스로 대자연이 미술작품을 만들어내고, 멀리 동해바다의 푸르름이 황량함을 덜어내니 황금빛 사구의 운치가 제맛이다.

이렇게 자연 그대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감동적인 돗토리 사구에 또 다른 명물이 있다. 이름은 모래미술관(砂の美術館|www.sand-museum.jp)이다. 일본은 물론 세계 유일의 모래를 소재로 한 조각 작품을 전시하는 미술관으로 모래로 만든 정교한 예술작품들이 뿜어내는 감성을 만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장소이니 더욱 놓치기 아쉽다.

돗토리 사구에서 걸어서 10분 남짓한 거리에 자리하니 찾기도 쉽다. 사구의 형상을 모티브로 모던한 디자인의 미술관은 거대한 홀을 연상시킨다. 관람을 위한 관람로를 따라 거대한 위용의 입체적인 모래조각상이 늘어서는데 자그마한 모래조각을 예상했던 예측이 보기 좋게 빗나가버린다.

모래조각은 세 번의 놀라움을 전한다. 첫 번째는 크기다. 높이가 7~8m를 가볍게 넘기니 작품 전체를 조망하려면 작품 앞에서 뒷걸음질로 몇 번을 나와야 전체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두 번째는 정교함이다. 과연 모래로 만든 것이 분명한지 의심이 들지 않는다면 거짓말일 만큼 조각상에 등장한 인물의 표정까지 그대로 살아 숨 쉰다. 마지막은 찰나의 아름다움이다. 소재가 모래이니 작품에 영원함이란 없다. 모래조각에게 예술작품으로서 부여된 생명은 길어야 8개월. 작품이 완성된 이후 조금씩 흘러내려 어느 순간 사막의 신기루처럼 사라져 원래의 모래 본 모습으로 돌아가고 만다. 지금이 아니면 평생 두 번 다시 만나볼 수 없으니 모래조각에서 투영되는 감동의 주파수가 남다른 이유다.

“모래와 물로 만든 모래조각상은 언젠간 무너져 내려 또 다시 평범한 모래로 돌아갑니다. 영원한 아름다움을 부여받지 못한 것이 모래조각이 가진 숙명이고, 그렇게 또 사라지는 것 자체가 모래조각이 전하는 또 다른 예술의 표현”이라는 모래미술관 담당자의 말이 거대한 모래조각을 뒤로하고도 좀처럼 발길을 떨어지지 못하게 만든다.

현재 모래미술관은 ‘모래로 세계여행, 남미편’이 전시중이며, 오는 2017년 1월 3일까지 이어진다.

# 산인 해안 유람에 역사 명소들 눈길

세계지질공원에 지정된 우라도메의 절경
세계지질공원에 지정된 우라도메의 절경

돗토리시가 바다와 마주한 곳이니 뱃놀이도 빠지지 않는다. 명소는 세계지질공원에 지정된 산인해안국립공원 내 우라도메 해안이다. 돗토리 사구에서 자동차로 약 20분을 달리면 우라도메 해안과 만날 수 있는데 거센 동해바다의 파도와 바람이 만들어 놓은 거대한 리아스식 해안의 주상절리가 단연 볼거리다. 절경은 오타니 부두에서 출발하는 산인 마츠시마 유람선(www.yourun1000.com)으로 만날 수 있는데, 유람선이 30분마다 한 대씩 약 40분 코스로 출항하니 여행자가 찾는 시간을 가리지 않고 산인해안국립공원의 절경과 만날 수 있다.

볼거리는 역시나 긴 시간동안 자연이 손수 만든 기암괴석과 동굴들의 섬들이다. 가운데 커다란 동굴이 뚫린 삼각형 모양의 돌섬 꼭대기에 소나무가 꿋꿋하게 뿌리를 내린 ‘센강마츠시마’섬을 필두로 계절마다 피고 지는 들꽃이 가득한 ‘나타네지마’섬 등의 다도해 풍경에 더해, 유람선 아래로 시선을 옮기면 수심 25m 아래까지 투명하게 보이는 에메랄드 그린의 물빛까지 더해져 감동은 주파수는 더욱 커진다.

# 돗토리 성하마을에서 온천과 예스러움을 체험

시카노온천 산시엔의 노천탕
시카노온천 산시엔의 노천탕

돗토리에서 여행을 즐긴다면 돗토리역 앞 국제관광객 서포트센터에서 제공하는 ‘1000엔 택시’가 필수 아이템이다. 1000엔 택시는 돗토리시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특전으로, 파격적인 1000엔(1인 기준)이라는 가격으로 택시를 3시간동안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이용방법도 간단하다. 서포트센터를 방문해 1000엔 택시를 신청하면 뒤이어 도착한 택시에 몸을 실으면 그뿐이다. 드라이버의 가이드도 더해진다. 택시 드라이버는 연수를 통해 돗토리시의 관광지를 안내할 수 있는 마이스터라고 하는 자격증을 가지고 있으니 일본어를 조금이라도 이해하는 여행자라면 꽤나 자세한 설명도 곁들일 수 있고, 설사 일본어를 못하더라도 택시 내에 한국어로 된 관광지 안내 가이드가 마련되니 한국인여행자를 맞이하는 돗토리시의 배려에도 탄복하고 만다.

택시를 타고 향한 곳은 돗토리의 역사가 담기 시카노마치. 일본의 역사 소설가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시바 료타로가 ‘물의 정원과 같이 조용하고 기품있는 마을’이라고도 평했던 마을로, 에도시대 당시 시카노의 성주였던 카메이씨에 의해 만들어진 죠카마치(城下町:성하마을)로 번성했던 곳이다.

도시는 옛 성하마을을 추억하듯 아름다운 일본적 풍경을 자아낸다. 작은 돌들이 심어진 길과 수로가 흐르는 길을 따라서는 예스러운 목조구조의 상가들이 줄을 지어 반기고, 상가마다 입구엔 남색으로 물들인 노렌(상점의 간판역할을 하는 걸게)과 목책에 바람개비가 흔들려 400년이란 시간을 추억케 한다.

일본온천도 반긴다. 돗토리 시내를 중심으로 쉽게 찾을 수 있는 온천이 몇 개소 있는데 그중에서도 시카노온천이 가장 인기다. 약알칼리성의 온천수질은 ‘여자를 위한 온천’이라고 불리울 만큼 피부에 좋고, 입욕 후에 아무것도 바르지 않아도 윤기가 흐르고, 탄력까지 전해주니 여자라면 즐기지 않는 것이 도리어 손해다. 추천온천은 시카노온천 〈산시엔(山紫苑)〉. 공공시설인 만큼 당일온천이라면 단돈 500엔으로 즐길 수 있다.

<여행정보>

돗토리시까지는 아시아나항공이 요나고공항까지 주 3회 정기 취항중이다. 요나고공항에서 돗토리시까지는 정기편 출도착 시간에 맞추어 리무진버스가 운행중이며, 시내까지 이동시간은 약 2시간 30분. 기사에 소개된 각 시설들로는 돗토리시가 외국인관광객에게 제공하는 1000엔 택시투어를 이용하여 편리하게 찾을 수 있으며, 1000엔 택시는 JR돗토리역 내 돗토리시국제관광객서포트센터(0857-36-3767:한국어대응)를 통해 예약 및 안내 받을 수 있으며, 당일 예약 및 이용도 가능하다.

| www.tottorishi.kr

이상직 기자(일본관광신문 www.japanp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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