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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에서 제복으로… 여자친구 "이젠 모두 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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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에서 제복으로… 여자친구 "이젠 모두 성인"

입력
2017.03.07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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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여자친구는 “새로운 콘셉트를 선보이면서 걱정되는 마음도 크지만, 우리에게 안 맞는 모습을 억지로 소화하려 무리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컴퍼니 제공
걸그룹 여자친구는 “새로운 콘셉트를 선보이면서 걱정되는 마음도 크지만, 우리에게 안 맞는 모습을 억지로 소화하려 무리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컴퍼니 제공

인기 걸그룹 여자친구가 숙녀가 됐다. 긴 머리칼을 휘날리며 청초한 매력을 뽐내던 소녀들이 도도한 여전사로 돌아왔다. ‘유리구슬’ ‘오늘부터 우리는’ ‘시간을 달려서’ 등 여고생 콘셉트로 인기몰이를 했던 여자친구가 데뷔 이래 가장 큰 변신을 선보인다.

여자친구는 왜 교복을 벗고 제복을 입었을까. 안정적인 복귀보다 ‘도전’을 택한 이유는 단순했다. 7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여자친구 멤버들은 “막내들이 올해 성인이 됐다”고 말하며 웃었다. 신비와 엄지가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멤버 전원이 성인이 됐다. “사실 새로 도전을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타이틀곡을 선정하고 그에 맞는 콘셉트를 구상하다 보니 ‘여전사’ 이미지가 그려진 거죠. 이제 성인이 된 막내들도 이 콘셉트를 어색하지 않게 소화할 것 같아요.”(소원)

소녀 콘셉트를 유지하느라 2년간 하지 못했던 의상과 헤어스타일을 시도하면서 여자친구는 한껏 들뜬 모습이었다. 리더 소원은 “데뷔 후 염색을 해본 적이 없는데 이번 앨범에서 제각각 다른 색으로 염색해 신났다”고 밝혔다. 유주는 “각 잡힌 제복 무대의상을 처음 입어봤는데 걸음걸이부터 당차지더라. 우리끼리 ‘옷이 사람을 만든다’고 농담했다”고 말했다.

6일 발매한 미니 4집 앨범의 타이틀곡 ‘핑거팁’은 펑키한 디스코 장르에 록 색깔을 가미한 댄스곡이다. 이전보다 중독성 강한 후렴구에 “탕탕탕”이라는 의성어를 가사로 녹여내 후크송 느낌을 살렸다. 소원은 “이전 곡들은 후크송도 아니었고 따라 부르기 어려운 장르였는데 ‘핑거팁’은 집단 따라부르기를 끌어내기 수월할 것 같다”고 기대했다.

가사도 더 당돌해졌다. “시간을 달려서, 어른이 될 수만 있다면”(‘시간을 달려서’)이라고 고백을 망설이던 소녀들이 “그래 너의 맘을 갖겠어 지금이야”(‘핑거팁’)라고 적극적으로 사랑을 노래한다. 음원차트 집계 방식 변경에 따라 6일 정오에 공개된 ‘핑거팁’은 7일까지 각종 음원차트 5위권에 안착했다. ‘핑거팁’ 뮤직비디오는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조회 수 200만건을 넘었다.

걸그룹 여자친구는 ‘갓자친구’(신과 같은 여자친구라는 의미)라는 별명에 대해 “처음에는 ‘가짜’라는 뜻인 줄 알았다가 팬이 설명해줘서 제대로 이해했다”며 “귀한 별명을 얻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제컴퍼니 제공
걸그룹 여자친구는 ‘갓자친구’(신과 같은 여자친구라는 의미)라는 별명에 대해 “처음에는 ‘가짜’라는 뜻인 줄 알았다가 팬이 설명해줘서 제대로 이해했다”며 “귀한 별명을 얻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제컴퍼니 제공

여자친구가 데뷔 때부터 탄탄대로를 걸었던 것은 아니다. “팬카페 회원이 멤버들과 회사 관계자까지 8명이 전부”였을 정도로 시작은 미약했지만, 데뷔 2년 만에 팬카페 회원 6만명이 넘는 국내 주요 걸그룹으로 성장했다. 큰 인기를 얻기까지 여자친구의 ‘직업의식’이 돋보였던 일명 ‘꽈당 동영상’이 큰 몫을 했다. 2015년 한 라디오 공개방송에서 여자친구가 빗물 때문에 수 차례 넘어지면서도 꿋꿋이 일어나 무대를 마치는 모습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며 화제를 모았다. 이 영상을 발판 삼아 당시 타이틀곡 ‘오늘부터 우리는’이 음원차트에서 뒤늦게 주목 받으며 유명 걸그룹으로 거듭났다.

당시 무대에서 5번을 넘어진 유주는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사실 그때 생각하면 ‘울컥’하긴 하는데, 무대에서 넘어지는 가수들이 의외로 많다”며 “다들 벌떡 일어나서 무대를 마치는데 ‘프로 정신을 보였다’고 하면 좀 민망하다”고 말했다. 유주는 “무대가 완벽하지 않았는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고도 했다.

여자친구는 이후 일명 ‘학교 3부작’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고정 팬을 확보했다. 단순히 여리고 수동적인 여성상이 아니라, 함께 어울려 놀고 싶은 명랑한 여고생의 이미지로 남녀 모두에게 사랑 받는 가수가 됐다. 팬들이 좋아하는 이미지 대신 새로운 모습으로 활동하게 돼 부담은 없을까. 엄지는 게임에 빗대 “우리도 (게임처럼)저장된 여러 무기를 하나씩 장착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원은 “여자친구의 정체성을 버리는 건 아니다”라며 “첫 무대에서 비칠 모습을 보면 알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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