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정가방담] ‘박근혜 출당’으로 출렁이는 한국당

알림

[정가방담] ‘박근혜 출당’으로 출렁이는 한국당

입력
2017.08.19 04:40
0 0

“숨지만 말고 찬반 논쟁해 보자”

한국당 심장부인 대구서 언급

“내년 지방선거 위해 친박 청산

바른정당과의 통합 때문” 관측

대표ㆍ최고위원 오찬서 논쟁 격화

친박 “적전분열 일으키나” 불만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서 나란히 앉아 얘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서 나란히 앉아 얘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당내 뜨거운 감자였던 ‘박근혜 출당’을 끄집어냈다. 박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당의 심장부인 대구에서다. 급기야 홍 대표는 18일 페이스북에 “뒤에 숨어 수군거리지 말고 당당하게 찬반을 논쟁의 장으로 끌어들여 보자”고 제안했다. 그는 “더 이상 쉬쉬하고 회피할 수가 없다”며 “탄핵 때도 비겁하게 숨어서 쉬쉬하다가 당하지 않았느냐”고 덧붙였다. 당내에선 ‘박근혜ㆍ친박 세력과의 결별’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렇지 않다면 논란이 뻔한 이 사안을 꺼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홍 대표도 “우파 혁신의 출발은 바로 이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의 예상은 적중했다. 당장 이날 대표ㆍ최고위원 오찬에서 논쟁이 붙었다. 친박계 최고위원인 김태흠 의원이 홍 대표에게 문제를 제기하면서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김 의원은 홍 대표에게 “정기국회를 앞두고 왜 적전분열을 일으키려 하느냐”며 “당 안팎에서 시류에 따라 이랬다 저랬다 한다고 비판한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자진 탈당할 가능성도 있으니 의중을 먼저 묻는 것이 순서”라고 점잖게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은 박 전 대통령을 출당 조치할 경우 당내 친박 핵심 의원들의 거취 역시 온전치 못하다는 불편함이 담긴 비판이다.

물론 대선 때 박 전 대통령의 당적 정리와 관련해 “정치적으로는 사체가 돼버렸는데 다시 등 뒤에서 칼을 꽂는 건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라고 밝힌 홍 대표의 노선이 오락가락한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 당 대표에 선출되고 나서도 친박 출당 등 인적 청산을 두고 “선출직 청산은 국민이 하는 것”이라고 했던 홍 대표다. 때문에 이날 김 의원의 지적에 “원론적인 수준의 제안이고 언젠가는 정리해야 할 사안이니 이제 토론을 시작하자는 취지”라고 홍 대표는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그렇지만 박 전 대통령과 결별은 예정된 수순이라는 관측이다. 야권 관계자는 “당과 자신의 생존 때문”이라는 풀이를 내놨다. 그는 “대선 때는 보수ㆍ우파의 표를 최대한 결집할 필요성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을 동정하는 태도를 취했지만, 지금은 박 전 대통령을 끌어안고는 당이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당내 다수 세력인 친박계의 이미지를 벗지 않고는 홍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를 진두지휘 할 수도 없다. 당내에서도 소수 의원들을 제외하고는 박 전 대통령 출당이나 친박 핵심 의원의 인적 청산에 대체적으로 공감하는 기류가 대세다.

장기적으로는 바른정당과 통합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홍 대표는 “인위적 통합은 부자연스럽다”면서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지만 당 안팎에서는 양당의 통합 주장이 끊이지 않는다. 최근에는 3선 의원들이 나서서 공개적으로 주장하기 시작했다. 바른정당에서 복당한 한 의원은 “탄핵 찬반으로 갈라졌는데,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친박 청산을 하지 않고 어떻게 통합 논의를 할 수 있겠느냐”며 “이는 기본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홍 대표의 한 측근은 “바른정당과 통합을 하든, 흡수하든, 완전히 갈라서든 탄핵 정국의 책임을 확실히 따지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 측은 24~25일 국회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이 참여하는 연찬회 자리를 염두에 두고 공론화 기회를 엿보고 있다. 다만 속도가 문제다. 대구ㆍ경북의 한 의원은 “다들 수긍은 하면서도 시간을 갖고 정리하자는 기류가 있어 당장 치열한 논쟁이 붙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