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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사 성장이 경쟁력 원천”… 기술∙채용∙해외진출까지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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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사 성장이 경쟁력 원천”… 기술∙채용∙해외진출까지 지원

입력
2017.06.2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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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경기 화성시 롤링 힐스 호텔에서 열린 '현대기아차 2017 상반기 R&D 협력사 테크데이'에서 현대기아차 임직원들과 협력사 관계자들이 연구개발 우수 협력사 '한온시스템'의 전시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현대차 제공
13일 경기 화성시 롤링 힐스 호텔에서 열린 '현대기아차 2017 상반기 R&D 협력사 테크데이'에서 현대기아차 임직원들과 협력사 관계자들이 연구개발 우수 협력사 '한온시스템'의 전시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현대차 제공
지난달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7 현대·기아자동차 협력사 채용박람회’ 에서 구직자들이 채용상담을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지난달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7 현대·기아자동차 협력사 채용박람회’ 에서 구직자들이 채용상담을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한온시스템은 최근 유가증권 시장에서 주목받는 중견기업으로 통한다. 삼성증권이 “2020년 글로벌 전동식 컴프레셔 시장점유율 2위 업체로 성장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23.8% 상향한 1만3,000원으로 조정했을 정도다. 한온시스템 주가는 4월 주당 8,400원대에 불과했지만, 23일 1만850원까지 뛴 상태다. 한온시스템에 관심이 높아진 것은 현대자동차와 함께 친환경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온시스템이 생산하고 있는 주요 부품은 내연기관차를 비롯해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에 장착되는 공기조절장치인 컴프레셔, 파워트레인쿨링, 파이프 등이다. 컴프레셔는 실내 공기와 차량 엔진 온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부품으로, 한온의 독자 기술은 엔진의 열 손실을 최소화해 연비개선 효과를 주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차량은 외부 공기로 열을 식히는 공랭식 방식을 쓴다. 하지만 한온의 ‘차량용 복합 열원 에어컨 시스템(Water-Air Cooled Condenser)’의 경우 에어컨 작동 시 생기는 열을 냉각수를 이용해 1차로 냉각시키고, 주변 공기로 한 번 더 냉각시켜 에어컨 작동 시 소모되는 동력을 낮춘다.

이런 부품 제작은 현대차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현대차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는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가 소비자의 차량 선택에 주요 기준이라고 판단하고 가능 거리를 늘리기 위해 협력사인 한온시스템과 개발에 들어갔다. 기존 전기차의 경우 냉난방을 작동할 경우 주행거리가 냉방 시 26~31%, 난방 시 30~45% 줄어드는 상황이었다.

부품 개발의 관건은 냉각수를 활용한 냉매 열교환기가 차량 보닛에 들어갈 공간 확보였다. 양사는 냉각수 라디에이터 안에 수냉각 열교환기를 삽입하는 일체형 전장품 냉각수 라디에이터를 고안하기에 이르렀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 부품을 극한 여름철을 가정해 시험할 수 있는 미국 데스밸리를 비롯해 스웨덴, 노르웨이 등에서 악조건 평가를 진행하며 품질 수준을 높였다”고 말했다.

양사의 협력으로 이 부품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차에 첫 적용 됐다. 기존 기술대비 1회 충전 주행거리를 냉방 시 약 6%, 난방 시 약 19% 증대하게 돼 경쟁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됐다. 한온시스템 관계자는 “친환경차 관련 부품 납품이 가능해지면서 현대차그룹 등을 제외한 다른 업체들 신규 수주 비중이 60%까지 늘어났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협력사와 상생을 실행하는 대표적 기업이다. 차량 한 대에 들어가는 부품이 많게는 3만개나 돼 협력사 없이는 차량 생산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남다른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협력사들과 현대ㆍ기아차의 평균 거래 기간은 30년(2017년 기준)에 달한다. 생산기술을 공유하고 연구개발(R&D)을 지원하는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협력사와 양적ㆍ질적 발전을 꾀한 결과다. 협력사의 평균 매출액을 보더라도 상생 성적표를 알 수 있다. 2001년 협력사 평균 매출액은 733억원에 불과했지만 이후 연평균 9.1% 이상 성장을 지속해 2016년 2,722억원에 이르렀다. 이 기간 협력사의 총자산은 3.7배 증가한 반면, 부채비율은 38%포인트 낮아진 114%를 기록했다.

회사별 매출 분포에서도 2001년 매출액 1,000억원 이상 협력사가 전체의 21%(62개사)에 불과했지만 2016년 58%(156개사)로 2배 이상 많아졌다.

현대기아차의 동반성장은 글로벌 경쟁력 육성, 지속성장 기반 강화, 동반성장 시스템 구축 등 3대 추진전략을 바탕으로 진행되고 있다. 협력사들의 품질ㆍ기술 경쟁력 강화, 자금ㆍ인재채용 지원, 동반성장 문화 조성 등이 이 전략을 기반으로 가동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해 협력사와 독점적으로 거래하는 다른 완성차 업체들과 달리 협업을 통해 개발한 부품이라도 협력사가 해외 다른 업체와 거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실제 해외로 진출한 협력사 수는 1997년 34개사에서 2016년 736개사로 급증했다.

지난 13일 138개 주요 협력사와 함께 ‘2017 상반기 R&D 협력사 테크데이’를 진행한 것도 협력사에서 개발한 신기술을 외부에 적극 알리는 동시에 협력사들간 기술 정보 공유로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테크데이는 2006년부터 매년 실시해오고 있으며 올해는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 환경에 적극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상반기와 하반기 두 번에 걸쳐 진행하기로 했다.

협력사 성장의 원동력 중 하나로 현대차그룹에서 2010년 제도화한 ‘협력사 R&D 기술지원단’도 빼놓을 수 없다. 총 300여명의 분야별 최고 전문가로 구성된 ‘R&D 기술지원단’은 협력사로 직접 찾아가, 소규모 부품사에서 독자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다양한 분야의 시험이나 평가를 벌이고 있다. 올해부터는 협력사들의 신제품 개발에 집중하도록 ‘레지던스 엔지니어’제도까지 도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통상 문의사항이 있으면 협력사가 본사로 찾아오곤 했지만, ‘레지던스 엔지니어’는 반대로 현대ㆍ기아차 소속 연구원이 협력사에 상주해 부족한 기술을 보조하는 식”이라며 “협력사의 성장이 완성차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협력사와 현대ㆍ기아차의 동반성장 체계는 앞으로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현대차 임직원들이 지난달 강원 횡성군 추동마을 버스정류장의 환경 개선 활동을 벌이고 있다. 현대차 제공/그림 3현대차 임직원들이 지난달 강원 횡성군 추동마을 버스정류장의 환경 개선 활동을 벌이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차 임직원들이 지난달 강원 횡성군 추동마을 버스정류장의 환경 개선 활동을 벌이고 있다. 현대차 제공/그림 3현대차 임직원들이 지난달 강원 횡성군 추동마을 버스정류장의 환경 개선 활동을 벌이고 있다. 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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