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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번갈아 때리기, 추미애의 글로벌 ‘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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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번갈아 때리기, 추미애의 글로벌 ‘훈수’

입력
2017.08.1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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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대통령 겨냥 “과도한 언행 자제하라”

중국 향해서는 “말이 아닌 적극적 행동 기대한다”

대통령과 정부 신중한 스탠스에도 공개 훈수 발언

역할 분담 시각 속, 외교적 부담 혼선 가중 우려도

추미애(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추미애(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반도 위기 상황을 초래한 북한 정권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동시에 미국과 중국, 한국 정부의 대응 방식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발언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가 주변국과의 역학관계 등을 고려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와중에 집권여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상대 국가 지도자에게까지 ‘훈수’ 발언을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추 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의 운전석과 중재적 노력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엄중한 상황이지만, 끊임 없이 대화하고 중재하는 역할을 포기해서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야당이 제기하는 ‘코리아 패싱’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 정부가 대북 채널 확보 등 대화 국면 조성을 위해 적극 나서달라는 주문이다.

추 대표의 공개 훈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추 대표는 중국 정부를 향해서는 “말로만 ‘쌍중단(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한미연합훈련 동시 중단)’이라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할 것이다”며 “한반도 전쟁이 일어나면 그 여파는 중국에도 미치기 때문에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티격태격 하며 책임전가 할 수만은 없지 않겠냐”고 꼬집었다. “부부 사이에도 처음 말싸움은 가정 내 문제로 (주변인도) 팔짱을 끼고 있을 수 있지만, 폭력 소리가 나면 뛰어들어서 싸움을 말려야 한다”는 비유까지 곁들면서다.

지난 11일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도마 위에 올렸다. 그는 “미국의 고위당국자들의 즉흥적이고 치밀하지 못한 메시지가 오히려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북한의 간교한 의도에 휘말리는 것이다”며 “과도한 언행을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추 대표는 이날도 당시 발언을 언급하며 “지난 주말 동맹 지도부에 대해 말의 자제를 요청했는데 미국의 뉴욕타임스가 대대적인 기사를 써주었다”고도 했다.

정치권에선 집권여당 대표로 청와대와 역할분담에 나선 것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문 대통령이 야심 차게 띄운 한반도 운전대론이 북미 간의 치킨게임으로 설 자리를 잃자, 미국과 중국 등의 태도 변화를 주문하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대표실 관계자는 “아무래도 당이니까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말할 여지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자칫 외교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고, 정부의 일관성 있는 대응에 혼선을 초래하는 빌미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추 대표가 지난달 추궈홍(邱國洪) 주한 중국대사를 만났을 때가 한 사례다. 당시 추 대표는 “사드의 효용성이 과장됐고 중국의 우려를 이해한다”는 발언을 했지만 문 대통령이 직전 방미 기간 사드 배치를 번복할 의사가 뜻이 없다는 점을 밝혀 엇박자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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