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주 기자

등록 : 2018.06.26 04:00
수정 : 2018.06.26 07:37

“요즘 은퇴 준비는 상가보다 소형 아파트”

[재(財)야의 고수를 찾아서]<15>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

등록 : 2018.06.26 04:00
수정 : 2018.06.26 07:37

부동산 부자들 숱하게 만나

운영하는 멘토스쿨 경쟁률 3대 1

금리인상 추세, 무리한 대출 금물

강북 재개발 입주지역 관심을

청라-용인-수지-동탄은 조심해야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이 1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 위치한 부동산투자자문센터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자금계획이 제대로 서 있다면 매수자 우위 시장에서 투자하는 것이 좋은 기회라고 조언했다. 김주성 기자

“정부가 신혼부부들을 위해 위례와 수서에 3억원대 주택을 공급한다는데 이쪽에 집을 사도 괜찮을까요?” (신한은행 멘토스쿨 수강생)

“실수요자들이 투자하기엔 괜찮은 지역입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

지난 1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9층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고 센터장이 강의실로 들어오자마자 수강생들의 질문이 쏟아졌다.고 센터장이 주목할만한 지역이나 시장 분석 등을 설명할 때마다 수강생들은 한 글자도 놓칠세라 내용을 열심히 받아 적었다.

자칭타칭 ‘부동산 고수’는 수없이 많다. 그러나 고 센터장만큼 ‘부동산 부자’들을 많이 만난 경우는 찾기 힘들다. 국내 금융기관 최초의 프라이빗뱅커(PB) 겸 부동산 전문가인 그는 그 동안 유명 연예인과 대기업 총수, 강남 부동산 자산가들의 컨설팅을 주로 맡아왔다.

그가 진행하는 부동산 전문 교육프로그램 ‘신한은행 멘토스쿨’은 입소문을 타면서 경쟁률이 3대1에 달할 만큼 인기가 높다. 지난 3월 출범했지만 수강생이 이미 400여명이나 된다. ‘상을 당해도 멘토스쿨은 나온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학생들과 함께 전국 곳곳에 매물로 나온 토지나 건물을 직접 보고 가치와 상권을 분석하는 ‘필드 아카데미’도 진행한다. 그가 2005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 카페 ‘Go부자’도 회원이 3만7,000명에 이른다. 매일 밤 짬을 내 모든 투자질문에 ‘사라’, ‘팔라’ 등 명쾌하게 답을 해주고 있다.

고 센터장은 1994~99년 여신관리부에서 부동산 경매를 맡으며 자연스레 부동산 분야에 눈을 뜨게 됐다. 외환위기를 거치는 5년간 처리한 경매건수만 2,000건에 달했다. 이후 잠실ㆍ청담동ㆍ동부이촌동 등에서 지점장으로 일한 뒤 금융자산 50억원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신한PWM프리빌리지 서울센터장을 지냈다. 그는 “‘언제’ 살지 보다 ‘어떤 것’을 살 지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며 “‘선공부 후투자’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고 센터장과의 일문일답.

-집값 조정기가 왔다. 집을 사기 적절한 시점인가.

“지금은 분명한 ‘매수자 우위’ 시장이다. 보통 상품은 가격이 떨어질 때 매수한다. 그리고 가격이 올라갈 때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매수하지 않는 게 상식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부동산 투자에선 반대의 모습을 보인다. 집값이 떨어질 때는 쳐다보지도 않다가 가격이 상승할 때는 묻지마 투자까지 한다. 부동산도 하나의 상품인 만큼 가격이 떨어지는 매수자 우위 시장에서 투자하는 게 맞다. ‘내가 샀는데 가격이 더 떨어지면 어떡하지’라는 걱정 때문에 망설이거나 관망하다 보면 매수 시점을 놓치게 된다.”

-그간 투자를 망설였다면 이제 사도 된다는 뜻인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하반기 두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한 만큼 투자자 입장에선 심리적 부담감을 크게 느낄 수 있다. 이 때문에 ‘선공부 후투자’와 무리한 대출을 하지 않는 것, 두 가지를 투자에 앞서 고려해야 한다. ‘어느 모델하우스에 몇만 명이 다녀갔다’라는 이야기만 듣고 투자에 나서는 경우가 있는데 정확히 알지 못하고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또 은행에서 무리하게 대출을 끼고 투자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지금 내집 마련을 해야 하는 상황이고, 자금계획이 제대로 서 있다면 지금 같은 매수자 우위 시장에서 사는 게 좋은 물건을 골라서 살 수 있는 기회란 의미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이 1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 위치한 부동산투자자문센터에서 '부동산 자산관리 멘토스쿨' 수강생들에게 아파트 투자와 성공적인 지역 분석 등 투자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주성 기자

-서울에서 실수요자들이 주목해야 하는 곳이 있다면.

“실수요자들은 강북 재개발 입주 지역에 관심을 갖고 보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재개발하는 곳에 청약을 받으면 가장 좋지만 이 방법이 어렵다면 분양권 전매제한 기한이 끝나는 단지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좋다. 이달에만 서울에서 2,500여 가구의 분양권 전매제한이 해제돼 분양권이 대거 공급되고 있다. 실수요자 입장에선 좋은 기회다.”

-유의해야 하는 지역은.

“수도권에서는 청라, 용인, 수지, 동탄 등 주택공급이 많은 지역은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공급은 많은데 일자리가 늘어나는 속도는 더디다. 서울에서도 재건축을 끝내고 입주하는 지역은 가격이 조정 받을 것이다. 특히 1만 가구 입주를 앞둔 송파 헬리오시티 등은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

-남북해빙 분위기로 접경지역 부동산이 들썩이고 있다.

“지난 15일 멘토스쿨 수강생들과 강원 고성군으로 필드 아카데미를 다녀왔다. 실제 현장에 가보면 이미 접경지역은 조그만 땅을 쪼개서 파는 기획부동산의 시장이 된 상태다. 접경지역은 규제가 많은 탓에 개발이 쉽지 않다. 이 주변은 군사시설보호구역, 자연환경보전지역, 생태보전지구 등으로 이중삼중 규제가 돼 있는 경우가 많다. 땅을 산다 해도 건물을 짓지 못하고 묵혀둬야 할 수 있다. 통일이 된다고 해도 접경지를 개발해 살기보단 이미 인프라가 갖춰진 속초나 강릉으로 사람들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 결국 남북 훈풍에 편승해 그런 지역에 투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서울 아파트 투자보다 100배의 리스크가 있다.”

-투자를 결심했을 때 염두에 둬야 할 것은.

“부동산 투자는 은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은퇴 전 300만원을 벌었다면 은퇴 후에도 300만원이 나올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 이 300만원을 연금이나 펀드 등 금융자산에서 나오게 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 300만원의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변한다. 이걸 부동산에서 나오도록 하면 10년 뒤에도 같은 가치를 갖게 된다. 부동산에서 70%를, 금융자산에서 30%로 나오도록 준비해야 안전하다. 부동산은 주식, 금융자산은 간식인 셈이다.”

-안정적 부동산 수익을 내려면 어디에 투자해야 하나.

“보통 수익형 부동산이라고 하면 상가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지금은 소비 시스템 자체가 인터넷상으로 옮겨가고 있는데다 상권은 언제 변할지 모른다는 위험 부담이 있다. 대형쇼핑몰이나 대형마트가 들어오면 그 일대 상권이 다 뒤집어진다. ‘소형아파트가 은퇴준비의 답’이라고 말하고 싶다. 소형아파트를 통해 50만원이든 100만원이든 나올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부동산 부자들만의 투자 팁이 있다면.

“투자 패턴이 다르다.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한다고 가정할 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역세권’인지 ‘유동인구가 얼마인지’를 따진다. 그러나 부동산 부자들은 단순히 유동인구가 많은 역세권보다는 유동인구가 소비인구로 얼마나 전환되는지, 소비 수준이 높은 상권이 어디인지를 고르는데 더 신경을 쓴다. 또 이들은 투자를 할 때 배우자와 함께 상의한다. 혼자 고민하면 이성적인 판단보단 분위기에 편승하는 경우가 많지만 부부가 함께 고민하면 혼자 할 때보다 더 합리적 결정을 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부동산 부자들은 의사 결정에는 신중하지만 한번 결정을 내리면 머뭇거리지 않고 신속하게 행동으로 옮긴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일보 페이스북

한국일보 트위터

한국일보닷컴 전체기사 RSS

RSS

한국일보닷컴 모바일 앱 다운받기

앱스토어구글스토어

한국일보닷컴 서비스 전체보기

Go

뉴스 NOW

이전

  • 종합
  • 정치
  • 사회
  • 경제
  • 국제
  • 문화
  • 연예
  • 라이프
  • 스포츠

다음

오늘의 사진

많이 본 뉴스

  • 1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