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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전 감격의 승리? 도취돼선 안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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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전 감격의 승리? 도취돼선 안 되는 이유

입력
2017.11.1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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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전 멀티골 기록한 손흥민/사진=KFA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의기] 그야말로 ‘깜짝 승리’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위의 강호 콜롬비아에 맞선 한국 축구대표팀(62위)이 딱히 흠잡을 데 없는 경기력으로 완승을 거뒀다. 그러나 감격적인 승리의 기억은 간직하되 도취돼선 안 된다. 평가전에서 고작 1승을 따냈을 뿐이다. 당장 14일 유럽 복병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이 남아 있고 2018 러시아 월드컵을 향한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된 것과 다름없다.

신태용(47)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지난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 홈 평가전에서 손흥민(25ㆍ토트넘)의 멀티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이날 한국이 보여준 경기 지표는 긍정적이다. 그간 대표팀에서 부진했던 손흥민이 이근호(32ㆍ강원FC)와 투톱 호흡으로 완벽하게 살아났다. 그는 지난해 10월 6일 카타르전 이후 1년 1개월 만에 필드골을 기록했다. 또 새로 합류한 토니 그란데(70ㆍ스페인) 수석코치와 신 감독은 머리를 맞댄 뒤 그간 고수했던 스리백 대신 포백 카드를 내놨고 완벽하게 적중시켰다. 주장 기성용(28ㆍ스완지시티)을 중심으로 한 수비는 안정감과 밸런스를 찾았고 하메스 로드리게스(26ㆍ바이에른 뮌헨) 등 콜롬비아 공격수들은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더할 나위 없었던 경기력이었다.

신태용(47) 축구대표팀 감독/사진=KFA 제공

콜롬비아전 승리가 분위기 반전과 함께 자신감을 얻는 데 귀중한 자산이 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단 한 경기를 통해 월드컵 본선 경쟁력이 확보됐다고 단언하기엔 이르다. 먼저 이날 경기에서 사생결단의 한국 대표팀과 달리 콜롬비아는 말 그대로 자신들의 전력을 점검한다는 취지의 평가전에 무게를 뒀다. 경기 하루 전인 9일 호세 페케르만(68ㆍ아르헨티나) 콜롬비아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 내내 표정에서 여유가 묻어났고 한국 기자들의 질문에 황당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가장 위협적인 공격수’를 묻자 그는 명단에도 없는 황희찬(21ㆍ잘츠부르크)을 거론했다. 다시 되묻자 "황희찬이 결장하는지 몰랐다"고 당당하게 대답했다. 경기를 단 하루 남겨두고 상대팀 전력 분석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셈이다. 이어 콜롬비아 대표팀은 훈련 모습을 취재진에 단 15분간 공개했다. 연막작전이었는지 모르겠으나 선수들은 훈련 중간 짧은 순간에도 삼삼오오 모여 농담을 나눴다. 긴장감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팀의 또 다른 에이스 후안 콰드라도(29ㆍ유벤투스)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페케르만 감독은 ‘시차 적응과 컨디션 난조’라고 설명했다. 한국 해외파들도 똑같은 여정을 소화한 것을 고려하면 납득하기 어려운 배려였다. 결국 콰드라도와 카를로스 바카(31ㆍ비야 레알)는 평가전에 출전하지도 않았다.

반면 2시간 뒤 공개된 한국대표팀의 훈련 모습은 콜롬비아와 상반됐다. 신태용 감독은 우리 선수들을 향해 “눈빛이 달라졌다. 하고자 하는 의욕이 보였다”고 칭찬했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승리에 대한 집념과 투지로 똘똘 뭉쳤고 이를 얕본 콜롬비아는 제대로 한 방 먹었다. 대표팀이 콜롬비아전 1승에 도취돼서는 안 되는 이유다. 알맹이 빠진 FIFA 랭킹 13위를 제압한 것은 일시적 착시효과일 수 있다.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는 우리도 마찬가지이지만 모든 참가팀이 1승을 위해 전력을 쏟아 붓기 마련이다. 당장 다음 상대인 세르비아는 새로 선보인 우리의 전술에 맞춤형으로 경기를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제 고작 1승, 산봉우리 하나 넘었을 뿐이다. 선수들은 신태용 감독이 말했던 ‘달라진 눈빛’을 잃어선 안 된다.

김의기 기자 show902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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