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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중국 떠나 러시아와 新밀월… 대북압박 국제공조 ‘새 복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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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중국 떠나 러시아와 新밀월… 대북압박 국제공조 ‘새 복병’

입력
2017.09.27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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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희 북미국장, 모스크바 방문

러 6자회담 차석 대표와 회담

中과 고위급 채널까지 단절되자

대미 협상 향한 실마리 찾는 듯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미 국장이 26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남쪽 브누코보 국제공항에 도착해 청사를 나오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미 국장이 26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남쪽 브누코보 국제공항에 도착해 청사를 나오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중국과 사이가 틀어진 북한이 러시아에 기대고 있다. 숨통을 조이는 국제사회 압박을 견디기 위해서다. 러시아는 북한 처지를 활용해 강대국으로서 면모를 되찾겠다는 구상이지만 북한의 숨구멍 노릇을 해주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적지 않다.

27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북한의 대미외교 핵심 실무자인 최선희 외무성 북미국장이 26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기자들이 방문 목적을 묻자 최 국장은 “러시아 외무성과 협상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카운터 파트는 북핵 6자회담 차석 대표로 지난 7월 말 방북에서 러시아의 한반도 위기의 단계적 해결 방안을 제시했던 올레그 부르미스트로프 러시아 외무부 특임대사다. 답방이라는 그럴 듯한 방식을 취한 셈이다.

하지만 최근 북한의 대중 관계에 비춰보면 수상쩍은 측면이 적지 않다. 북한의 6차 핵실험을 비판한 중국 매체들을 북한 관영 매체들이 맹비난하는가 하면 양국 고위급 채널도 사실상 단절된 상태다. 반면 러시아와의 협력은 꾸준하다. 이달 초 러시아가 주최한 동방경제포럼에도 북한 대표단이 참석했다.

대러 접근은 북한에게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북ㆍ중 냉각기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고립을 피하려면 여지가 없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지금껏 과도하게 중국에 의존해 온 북한 입장에서는 제재에 따른 리스크(위험) 분산이 과제였던 만큼 차제에 러시아와의 협력으로 이를 해결해 보려 했을 수 있다”고 했다. 거리 조절로 중국과 옛 소련을 견제했던 ‘줄타기 외교’의 재연이라는 지적도 있다.

대미 협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출구 전략일 가능성도 있다. 북ㆍ미 지도자의 ‘말 폭탄’이 군사 충돌로 바뀔 수 있는 임계점에 이르자 도널드 미 트럼프 대통령보다 상대적으로 수단이 빈약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먼저 돌파구를 모색하려 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밀거래 단속 등 중국 제재가 본격화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무력을 과시하면서 처지가 곤란해진 김 위원장의 속내는 이쯤에서 러시아가 (북ㆍ미 대화) 명분을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도 북ㆍ미 간 중재에 적극적이다. 경쟁국인 중국과 북한 사이가 벌어진 틈을 타 대북 및 한반도 영향력을 강화하고 대화 재개까지 이끌어내 강대국으로서의 확실한 위상도 확보하겠다는 심산에서다. 신범철 교수는 “러시아가 중국과 함께 제안한 쌍중단(북한 핵 개발과 한미 연합 훈련 동시 중단)에서 더 나아가 북한의 선(先)중단을 이끌어낼 수 있다면 대미 입지도 탄탄해진다”고 봤다.

그러나 북ㆍ러 접근에는 부정적 평가가 더 많다. 북한의 활로 모색이 국제사회의 대북압박 공조를 깨기 위한 차원이라면 중국에 이어 러시아도 또 다른 구멍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미 언론에 따르면 조지프 던퍼드 미 합참의장은 26일(현지시간) 상원 군사위원회의 재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러시아가 북한에 몰래 석유를 보내주면서 북핵 문제 해결을 막는 ‘훼방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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