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박세인 기자

등록 : 2017.08.13 12:13
수정 : 2017.08.13 20:35

사드 전자파 기준치 이하… 주민들은 “수용 못 해”

등록 : 2017.08.13 12:13
수정 : 2017.08.13 20:35

국방부 “휴대전화 전자파보다 적을 정도로 미미한 수준”

소음도 기준에 벗어나지 않아

“국민의 눈과 귀를 속이고 우롱”

주민들 반발로 외부 측정 무산

국방부와 환경부, 지방자치단체 관계자와 기자로 구성된 참관단이 12일 경북 성주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부지 내부에서 전자파를 측정하고 있다. 주한미군 제공

12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및 주한미군, 그리고 취재진 등 40여명을 태운 군용헬기가 대구 군 기자를 출발한 지 10분 만에 사드기지에 착륙했다.

부지 선정 후 엄격히 통제돼 온 사드 기지가 처음으로 민간인에게 공개된 것이다. 주변은 잡초가 무성했고, 곳곳에 트럭 바퀴 자국이 선명했다.

오후 2시 전자파 측정이 시작됐다. ‘지잉~’ 하는 소리와 함께 직사각형 모양의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격통제 레이더(TRY-2TM) 옆에 부착된 주황색 경광등이 깜박였다. 레이더에서 100m 가량 떨어진 지점에 설치된 전자파 강도 측정장비 모니터에 찍힌 숫자가 요동쳤다. 정부와 지자체 관계자, 주한미군, 취재진 등 40여명의 참관단은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렸다. 규정 측정시간인 6분이 지나자 모니터에 전차파 측정치가 표시됐다. 최대값 0.046W/㎡, 평균값 0.016W/㎡. 국내 전파법상 인체 노출 허용기준(일반인 10W/㎡, 직업인 50W/㎡)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였다. 국방부 관계자는 “레이더를 켜면 전자파가 평상시보다 10배 정도 증가하는데도 이 정도”라며 “휴대전화가 기지국을 찾을 때 나오는 전자파보다 적을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현장 확인 차원에서 진행된 이날 전자파 측정은 ▦사람 출입 통제기준인 레이더로부터 100m 지점 ▦지상장비 통계 기준인 500m 지점, ▦사드 포대 설치 지점 ▦관리동 등 네 곳에서 진행됐다. 100m 지점은 물론 나머지 지점에서도 측정치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레이더로부터 43m 가량 높은 곳에 있어 최소 15도 이상 각도로 쏘아지는 빔의 경로와 가장 가깝다는 500m 지점에서 측정한 전자파 수치는 최고 0.01947W/㎡로 100m 지점보다 더 낮아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전자파의 영향은 거리의 제곱에 비례해 줄어들기 때문에 측정값이 더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자파와 함께 측정한 기지 내부의 소음은 레이더 100m 지점에서는 51.9dB, 500m와 700m 지점은 각각 50.3dB, 47.1dB로 측정됐다. 환경정책기본법상 전용주거지역 주간 소음기준(50dB)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었다.

성주 사드 전자파 측정치 비교/2017-08-13(한국일보)

주민들의 반대로 외부 측정은 무산됐다. 참관단은 기지 내부 측정 이후 레이더로부터 8㎞ 떨어진 김천혁신도시에서 두 차례 외부 측정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사드기지 인근의 김천, 성주 주민들은 측정 예정 장소였던 김천 한국도로공사 앞에서 반대시위를 벌이며 철벽 방어를 했다.

경북 김천시와 성주군 주민ㆍ단체들은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문재인 정부의 불법적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와 전자파 측정 결과는 국민의 눈과 귀를 속이고 우롱하는 처사”라며 “측정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는 탄핵당한 박근혜 정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회피하기 위해 사드배치 면적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부지 쪼개기’라는 편법을 동원해 추진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석주 소성리 이장은 “이번 측정은 평가단에 주민 추천 전문가도 없이 불법인 소규모환경영향평가를 마무리하는 요식행위로 그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토마스 반달 미8군사령관과 서주석 국방부 차관은 전자파 측정에 앞서 사드 부지 내 지원시설을 방문해 지난 4월 사드 반입 과정에서 일부 군인이 미소를 띠고 사진을 촬영한 행동에 대해 “시위대를 맞닥뜨린 어린 장병이 불안감을 느껴 적절치 못한 표정을 지었다”고 사과했다. 반달 사령관은 소성리 주민들을 방문해 직접 사과할 계획이었지만 이 역시 주민들의 반대로 취소됐다.

성주=환경부공동취재단ㆍ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정광진 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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