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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 무풍지대, 갈데없는 뭉칫돈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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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 무풍지대, 갈데없는 뭉칫돈 쏠린다

입력
2016.07.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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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조이기’ 따른 풍선 효과로

수도권ㆍ지방 청약 열기로 들썩

송도 이어 고양 향동 등에

비수기 불구 견본주택 인파

경쟁률 89대 1 기록하기도

분양시장 왜곡시킬 가능성

“투자보다 실수요 목적 접근을”

지난 8일 호반건설의‘고양 향동 호반베르디움’견본주택 입구 모습. 이날 하루에만 5,000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방문객들은 2시간을 기다려야 견본주택에 입장할 수 있었다.
지난 8일 호반건설의‘고양 향동 호반베르디움’견본주택 입구 모습. 이날 하루에만 5,000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방문객들은 2시간을 기다려야 견본주택에 입장할 수 있었다.

지난 8일 전국 폭염주의보에도 호반건설의 ‘고양 향동 호반베르디움’(경기 고양시 향동지구) 견본주택은 발 디딜 틈 없었다. 방문객들은 2시간 가량을 기다려서야 겨우 견본주택에 들어갈 수 있었다. 분양업체가 집계한 방문객은 이날 5,000명을 포함해 10일까지 총 2만3,000명에 달했다. SK건설의 ‘송도SK뷰’(인천 연수구 송도동)와 제일건설의 ‘동탄2신도시 제일풍경채 에듀&파크’(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견본주택에도 같은 기간 각각 3만2,000명, 2만명이 다녀갔다.

저금리에 갈 곳을 잃은 투자수요가 대출 규제의 ‘무풍지대’에 몰리고 있다. 정부의 중도금 대출 규제를 적용 받지 않는 비(非)강남권 신규 분양 단지에 ‘뭉칫돈’이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분양시장 비수기인 7월인데도 수도권 주요 분양 견본주택에는 수천명의 인파로 가득하고, 최고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는 단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이달 1일부터 일반 분양가가 9억원을 넘는 아파트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 대출 보증을 받을 수 없도록 했다.

12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대림산업이 6일 서울 흑석뉴타운에서 분양한 ‘아크로 리버하임’의 경우 287가구 모집에 2만5,698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89.54대 1을 기록했다. 올해 수도권 최고 청약 경쟁률(71.95대 1)을 두 달 만에 갈아치웠다. 분양 관계자는 “한강변 역세권 단지인데다 정부의 중도금 대출 보증 제한에 해당되지 않아 다양한 수요층이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하남 미사강변지구에서는 이달에만 지역 내 최고 청약 경쟁률이 잇따라 경신됐다. 호반건설이 6일 진행한 ‘미사강변 호반 써밋플레이스’ 1순위 청약에서 평균 54.08대 1의 경쟁률을 나타내며 지역 내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8일 신안종합건설의 ‘하남 미사 신안인스빌’이 1순위에서 평균 77.54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이며 불과 이틀 만에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들 단지는 7월1일 이전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면서 중도금 대출 규제를 받지 않는다.

지방에서도 기록이 속출하고 있다. 한화건설이 전남 여수 웅천택지지구에 공급한 ‘여수 웅천 꿈에그린’은 6일 1순위 분양에서 1,592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2,110명이 몰리며 전남 광양만권(여수ㆍ순천ㆍ광양) 역대 최고 경쟁률(8.02대 1)을 기록했다. 8일 신동아건설의 ‘세종 신동아 파밀리에 4차’는 평균 경쟁률이 201.71대 1에 달했다. 세종시 역대 최고 경쟁률이다.

수도권, 지방 등 비강남권의 청약 열기가 뜨거운 것은 최근 정부의 ‘강남 조이기’에 따른 풍선효과로 풀이된다. 정부가 중도금 대출규제를 통해 강남 재건축 시장을 누르자, 이로부터 자유롭고 입지 여건도 좋은 대체 투자처(비강남권)에 시중 유동성이 몰리며 부풀어오르고 있는 것이다. 김광석 리얼투데이 센터장은 “최근 높은 경쟁률을 보인 단지는 입지가 우수하고 중도금 대출 보증을 받을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반사이익’이 자칫 분양시장의 왜곡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과잉 유동성에 따른 “과거에 강남 부동산 시장의 위축이 곧 전체 분양시장의 침체로 이어진 점을 감안하면 투자보다는 실수요 목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박관규 기자 ace@hankooko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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