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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준 세 번째 삶, 봉사하며 살래요”

입력
2016.08.30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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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ㆍ오빠로부터 이식 받아

서울성모병원 수술비 마련 도와줘

김제시ㆍ독지가 생활비 지원 ‘훈훈’

두 차례나 신장이식을 받아 새 삶을 살아가는 송보람(오른쪽)양과 신장을 이식해 준 오빠 효민씨. 연합뉴스
두 차례나 신장이식을 받아 새 삶을 살아가는 송보람(오른쪽)양과 신장을 이식해 준 오빠 효민씨. 연합뉴스

“세 번째 삶을 살게 된 저를 후원하고 도와준 분들처럼 어려운 이웃에게 봉사하면서 기적적으로 주어진 삶을 살겠습니다.” 희귀질환(IGA신증후군)을 앓다 두 차례나 신장을 이식 받은 전북 김제시 금구면 송보람(19)양은 30일 “하늘에서 준 선물처럼 세 번째 삶의 기회를 얻었다”며 기뻐했다.

송양은 어릴 때부터 신장 한쪽의 기능을 잃었고 증세가 심해져 2007년부터는 복막투석과 혈액투석으로 투병생활을 했다. 급기야 2010년 어머니 이은실(49)씨의 신장을 이식 받은 뒤 건강을 회복한 송양은 미용학과에 진학해 헤어디자이너의 꿈을 키워왔다. 하지만 지난해 6년 만에 병이 재발해 다시 건강이 악화됐지만, 다행히 오빠 효민씨의 신장을 송양에게 이식해도 된다는 진단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기초생활수급 가정에서 수천만원에 달하는 수술비 마련은 엄두를 내지 못했다. 어머니는 신장이식 후 경제생활이 불가능했고 아버지마저 목 디스크와 허리디스크로 제대로 일하기 힘든 상황. 그의 안타까운 소식이 알려지자 치료를 맡은 서울성모병원은 정몽구재단과 연계해 수술비를 지원했고, 김제시와 독지가들이 생활비를 보탰다. 수많은 이들의 도움 속에 지난 18일 오빠의 신장을 다시 이식받을 수 있었다.

송양은 “많은 분이 저를 도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앞으로 이 은혜를 다 갚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신장을 준 오빠에 대해서는 “이제 20대 초반인데 저 때문에 큰 수술을 받게 됐다,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도 포기하고 일찍 사회생활을 하며 가장 노릇을 해왔는데 더 큰 부담을 주게 돼 정말 미안하다”고 말했다.

다음 달 7일 퇴원 예정인 그는 미용사가 돼서 이웃에게 봉사하는 게 꿈이다. 송양은 “새 삶을 살게 된 제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미용을 배우게 됐다”며 “훌륭한 미용사가 돼서 오빠와 가족의 짐을 덜어 주고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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