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성오 기자

등록 : 2016.05.18 17:50
수정 : 2016.05.19 02:50

'친구 API 특허 침해'로 본 게임계 법정 다툼

등록 : 2016.05.18 17:50
수정 : 2016.05.19 02:50

NHN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게임업계의 법정 다툼이 다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적재산권(IP)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게임업계에서는 이러한 특허권 분쟁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 NHN엔터-카카오가 법정에 서는 이유

최근 NHN엔터테인먼트는 특허 자회사 K이노베이션을 통해 카카오를 상대로 특허권침해금지 등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소송의 주요 사안은 '친구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특허 침해다. 친구 API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s·SNS) 기반 시스템으로 같은 게임을 설치한 친구들의 목록이 자동으로 뜨거나, 랭킹이 보여지는 방식이다.

▲ NHN엔터테인먼트 제공

NHN엔터에 의하면 2011년 특허를 출원한 이후 거절을 반복하다가 2014년 8월 등록을 마쳤다. 이미 일본과 미국에서도 지난해 말 관련 특허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NHN엔터는 카카오에 2014년 이후 1년여간 자사 기술을 사용한 대가를 요구하고 있으며 청구액은 2억원이다. 이를 위해 NHN엔터는 지난 3월 말 내용 증명을 보내고 대화에 나섰지만 카카오가 이에 응하지 않자 소송까지 제기하게 됐다고 전했다.

NHN엔터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카카오나 라인(LINE), 페이스북 등 SNS 기반 게임 채널에게 특허권에 대한 보상을 받은 후 글로벌 특허권 인정에 나설 계획이다"라며 "소송에서 승소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특허권에 대한 정당한 인정을 통해 향후 NHN엔터테인먼트가 관련 특허를 글로벌 시장에서 실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카카오 제주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특허무효심판청구 병행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선행기술이 있기 때문에 무효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 카카오 관계자는 본지에 "소장을 확인해야겠지만 내부적으로는 카카오 콘텐츠가 친구 API의 특허를 위반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전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사안에 대해 '특허무효소송'이 핵심이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민후의 김경환 변호사는 최근 게임기자 연구모임과 가진 초청 강연에서 "이번 사안은 한 쪽에서 불리하다고 느끼게 되면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게임업계 비즈니스 모델(Business Model?BM) 관련 특허침해는 비슷한 사례를 찾아 무효소송을 제기할 경우 백지화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NHN엔터는 카카오에 대한 특허침해 소송을 원안대로 진행할 계획이며 당분간 라인이나 페이스북에 대한 추가 소송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 게임업계 소송 격화, 혈전(血戰) 계속될까

지금까지 국내 게임업계의 법정 다툼은 어떻게 다뤄졌을까.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해 '킹닷컴리미티드'와 '아보카도엔터테인먼트'의 저작권 소송을 들 수 있다.

2014년 8월 영국 게임 기업 킹닷컴은 아보카도엔터가 자사의 모바일 게임 '팜히어로사가'를 모방했다며 서울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대상이 된 게임은 '포레스트매니아'다.

▲ 킹닷컴이 주장한 팜히어로 사가(오른쪽)과 포레스트 매니아의 맵 화면 유사성. 킹닷컴, 아보카도엔터테인먼트 제공

킹닷컴은 맵 화면이 S자 형태인 점과 일정 레벨에서 터지는 폭죽 효과, 타일 배치 및 조합 등에서 유사함을 보인다고 주장한 반면 아보카도엔터 측은 아이디어가 비슷할 수는 있으나 저작권을 침해하지는 않았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지난해 10월 서울지방법원은 아보카도가 킹닷컴에 11억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아보카도가 선고일로부터 포레스트매니아 서비스 중단일까지 매월 약 8,000만원을 킹닷컴에 지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패소한 아보카도엔터는 현재 1심 판결에 항소한 상태다.

'와이디온라인'과 '티쓰리엔터테인먼트'의 '오디션 데이터베이스(DB) 분쟁'도 법정 다툼으로 번진 바 있다.

지난해 온라인 리듬게임 오디션의 퍼블리셔인 와이디와 개발사 티쓰리는 서비스 연장 계약을 놓고 이견을 보였다. 개발사 티쓰리는 자사의 퍼블리셔인 한빛소프트를 통해 새롭게 서비스하길 원했고 와이디 측은 10년여간의 서비스 콘텐츠를 즉각 중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계약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판권 문제를 놓고 DB를 넘기는 대신 대가를 요구하는 와이디와 자체 퍼블리싱을 주장하는 티쓰리 측이 대립하면서 법정 다툼까지 이어졌다. 와이디가 서버 접속을 제한하자 티쓰리가 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맞대응한 와이디가 DB 제작에 대한 권리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

결국 기존 사용자들의 DB가 모두 삭제돼 오디션은 지난해 10월 1일부터 한빛소프트가 새롭게 서비스하게 됐다.

▲ 한빛소프트를 통해 운영되고 있는 온라인 리듬게임 오디션의 홈페이지. 오디션 홈페이지 캡쳐

최근에는 연예인이 게임업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에서 패소 판정을 받은 사례도 등장했다.

지난 15일 서울남부지법 민사항소2부(김양규 부장판사)는 KBS 2TV 예능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에서 '달인' 코너에 출연했던 개그맨 김병만(41), 류담(37), 노우진(36) 등 3명이 아이엑스투게임즈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기각 판결을 내렸다.

이들은 지난 2009년 아이엑스투게임즈와 온라인 사이트 '놀토'의 메인 모델로 계약한 이후 두 차례 계약을 갱신했다. 그러나 2010년 6월 진행된 마지막 계약에서는 놀토 온라인 사이트에만 홍보 이미지를 사용하기로 했으나 아이엑스투게임즈가 동의 없이 가맹점 등 기타 점포에서 사용했다고 달인팀은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1심에서와 마찬가지로 해당 업체가 원고의 홍보용 사진을 가맹점 등에 배포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어 손해배상의 청구가 성립될 수 없다고 판시하며 피고의 손을 들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지적재산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특허 및 저작권에 대해 민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킹닷컴의 승소가 도화선이 된 이후 다양한 기업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채성오기자 cs8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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