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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위의 저 소나무’에 얽힌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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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위의 저 소나무’에 얽힌 사연

입력
2017.02.1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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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생태환경사

김동진 지음

푸른역사 발행ㆍ364쪽ㆍ2만원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애국가 2절을 경건히 부르다 보면, 소나무는 그야말로 민족문화의 정수이자 신성불가침인 나무인 것만 같다. 경북 북부와 강원에서 찾을 수 있는 금강송은 세계 어디에도 없는, 우리만의 독특한 소나무인 것 같다. 진짜 그럴까. 생태환경사는 다른 얘기를 들려준다. 원래 우리 숲의 중심은 소나무 같은 침엽수가 아니라, 참나무 같은 활엽수였다. 우리 숲의 중심축이 소나무로 옮겨간 것은 15세기 이후의 일이다. 주요 건축자재로서 쓰이다 보니 활엽수가 고갈됐기 때문이다. 소나무는 차선의 선택이었다. 금강송이 각광받은 것 역시 더 이상 쓸 나무가 없어 경북과 강원 벽지, 그러니까 “운송 여건이 열악하고 나무의 생장에 불리한 조건을 지닌 지역”에 있던, “이곳에서 상대적으로 잘 자랄 수 있는 금강소나무를 대형 건축물의 기둥재”로 썼을 뿐이다. 어쩌면 소나무는 빈곤한 생산력의 상징일 수도 있다. 남산 위에 우뚝 솟은 저 소나무에 얽힌, 처연한 속사정이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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